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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참가

중앙일보 2018.01.30 00:39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 <2018년 1월 18일 34면>
단일팀·한반도기 합의한 평창올림픽, 논란은 남았다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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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에 500여 명 규모의 북한 대표단이 참가한다.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한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한다. 또 올림픽 개막 전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를 갖고, 남북 스키선수들은 북측 마식령 스키장에서 공동훈련을 진행한다. 1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 결과다. 북한 대표단에는 이미 합의한 예술단 140여 명에 응원단 230여 명 등이 포함됐다.
 
이로써 남북 간에 대체적인 협의는 끝났다. 이제 평화롭게 올림픽이 치러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간 정부의 태도에는 아쉬움이 많다. 한반도기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충분히 설득하기는커녕 ‘색깔론’ ‘무조건적 흠집내기’로 몰아붙였다. 단일팀으로 인한 선수들의 피해에 대해 “메달권에 있지 않다”고 한 이낙연 총리의 말이나 “평화 올림픽을 색깔론으로 몰고 가 비판하는 것은 대단히 유치하고 잘못된 태도”라고 지적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말은 대단히 부적절했다. 과거처럼 한반도기를 그저 벅차게 바라보지 못하게 된 것은 북한 핵이라는 엄중한 현실 때문 아닌가. 이날 선수촌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단일팀에 대해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 했지만, 정치를 위해 스포츠를 희생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표단은 서해안 육로로 들어오지만, 북한은 지난 15일 실무회담에서 예술단의 이동 경로로 판문점을 제안했다. 3개월 전 북한 병사가 피를 흘리고 귀순한 판문점을 예술단이 걸어 넘어오는 평화공세로 보인다. 앞으로도 ‘미녀응원단’,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악단’ 등 평창의 스포트라이트를 집중시킬 북한 측 카드가 적지 않다. 화합의 무대 평창은 환영이지만, 북한의 ‘평화 이벤트’에 일방적으로 판 깔아 주기 식은 곤란하다.
 
 
한겨레 <2018년 1월 18일 23면>  
남북 화합과 육로 개방, 올림픽 너머까지 계속되길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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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이 남북의 평화·화합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하는 데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남북은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을 통해 한반도기를 앞세운 공동입장,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외에 금강산에서 함께 올림픽 식전 문화행사를 열고, 원산 인근 마식령 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이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다. 뿐만 아니라, 230여명 규모의 북쪽 응원단은 평창 올림픽 기간 중에 남쪽과 북쪽 선수들의 경기를 응원하고, 남쪽 응원단과의 공동응원도 진행하기로 했다. 북한 응원단이 평창에서 남쪽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북한 선수단·대표단과 응원단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오기로 했다.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하던 경의선 육로로,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2년간 차단됐는데, 이번에 다시 열리는 것이다. 또 금강산 공동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훈련이 진행되면, 남쪽 선수단도 방북을 한다. 이때 이용하게 될 동해선 육로도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끊긴 연결로다. ‘평창’이 이처럼 끊어진 남북 간의 길에 다시 숨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남북 선수단이 서로 방북·방남을 하고, 함께 훈련하고, 경기하고, 응원하는 등 오랫동안 사라졌던 하나된 남북의 모습이 실제화되는 것이다. 비록 정치적 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평창 올림픽은 남북 화합을 끌어낸 평화 올림픽이 될 것이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놓고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등에 관해 우리 사회 안에서 여러 논쟁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남북이 서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길을 통해 서로 오가는 것이 ‘평화’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이 자칫 우리 내부에 생채기를 심하게 내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근하면서, 화해와 평화를 향한 물꼬를 트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논리 vs 논리
“비판에 귀 막은 정부 태도 아쉬워” vs “평화로 가는 첫 걸음”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지난 28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빙상장에서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했다. 머리 감독(가운데)은 35명의 남북 선수를 두 팀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지난 28일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빙상장에서 처음으로 합동 훈련을 했다. 머리 감독(가운데)은 35명의 남북 선수를 두 팀으로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단계1> 공통 주제의 의미
 
남북한 당국은 1월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평창 겨울올림픽에 한반도기를 앞세운 공동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을 포함한 11개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북측이 실무회담에서 230명 규모의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30여 명 파견, 서해선 육로를 이용한 방문단 이동 계획 등을 제시했고 남측이 대다수 제안을 적극 수용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 우리 대표단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제시한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에서의 남북 선수단 공동훈련 방안도 북측이 수용했다. 역사상 남북 단일팀은 1991년 4월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와 그 해 6월 포르투갈 리스본의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분단 이후 남북은 국제대회에 남북한 공동입장 또는 단일팀 구성을 위한 수많은 남북체육회담을 했지만 실제 남북단일팀 참가로 결실을 맺은 사례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포함해 단 세 차례에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역사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남북단일팀 참가 소식을 다룬 중앙과 한겨레의 사설은 분명한 견해차를 나타낸다. 먼저 남북단일팀 참가 자체에 대해 중앙은 합의 사실을 하나하나 나열하면서 객관적으로 관련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접근한 반면, 한겨레는 ‘평화와 화합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하는 데 한 걸음 나아갔다’는 식의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다.
 
<단계2> 문제접근의 시각차
 
제목에서부터 두 신문은 분명한 시각차를 드러낸다. 중앙은 ‘단일팀·한반도기 합의한 평창올림픽, 논란은 남았다’로 합의 이후 예상되는 논란과 갈등을 강조한 반면, 한겨레는 ‘남북 화합과 육로 개방, 올림픽 너머까지 계속되길’로 이번 합의의 의의와 희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중앙은 남북 간에 대체적인 협의가 끝나 이제 평화롭게 올림픽을 치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동안 우리 정부의 태도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한다. 한반도기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충분히 설득하기는커녕 ‘색깔론’ ‘무조건적 흠집내기’로 몰아붙였다는 지적과 함께 단일팀으로 인한 선수들의 피해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이낙연 총리의 말이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단 대표 발언 등을 잘못된 사례로 강조한다. 과거처럼 한반도기를 그저 벅차게 바라보지 못하게 된 것은 북한 핵이라는 엄중한 현실 때문이라는 것이고 선수촌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단일팀에 대해 ‘역사적인 명장면이 될 것’이라 했지만, 이는 정치를 위해 스포츠를 희생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반면, 한겨레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놓고 공동입장, 단일팀 구성 등에 관해 우리 사회 안에서 여러 논의가 있는게 사실이지만 남북이 서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길을 통해 서로 오가는 것이 ‘평화’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단일팀 구성과 공동입장이 자칫 우리 내부에 생채기를 심하게 내지 않도록 세심하게 접근하면서 화해와 평화를 향한 물꼬를 트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한다. 남북선수단이 서로 방북·방남을 하고, 함께 훈련하고, 경기하고, 응원하는 등 오랫동안 사라졌던 하나된 남북의 모습이 실제화하는 것이라며, 비록 정치적 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겠지만 이 자체만으로도 평창올림픽은 남북 화합을 끌어낸 평화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을 강조한다.
 
<단계3> 시각차가 나온 배경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북한 대표단의 남한 입국 경로를 놓고도 두 신문의 시각차는 명확하다. 중앙은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예술단의 이동 경로로 판문점을 제안한데 대해 3개월 전 북한 병사가 피를 흘리고 귀순한 판문점이라는 점을 들어 북한의 평화 공세라는 주장이다. 앞으로도 ‘미녀응원단’이나 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 등 평창의 스포츠라이트를 집중시킬 북한 측 카드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 화합의 무대 평창은 환영이지만, 북한의 평화 이벤트에 일방적으로 판 깔아 주기 식은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에 반해 한겨레는 북한 선수단·대표단과 응원단이 경의선 육로를 이용하기로 한 데 대해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하던 경의선 육로로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로 2년간 차단됐는데 이번에 다시 열리게 됐다는 걸 강조한다. 남쪽 선수단이 방북에 이용할 동해선 육로도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사실 상 끊긴 연결로란 점에서 ‘평창’이 이처럼 끊어진 남북 간의 길에 다시 숨을 불어 넣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김기태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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