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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다시 날자 시프린 주춤 … ‘알파인 여왕’ 경쟁 재점화

중앙일보 2018.01.30 00:19 경제 11면 지면보기
미케일라 시프린(左), 린지 본(右). [로이터=연합뉴스]

미케일라 시프린(左), 린지 본(右). [로이터=연합뉴스]

한쪽으로 살짝 기운 듯하던 무게추가 균형을 되찾은 분위기다. 2018 평창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두고 ‘스키 여제’ 린지 본(34)과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이상 미국)이 벌이는 ‘여자 알파인 일인자’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본, 부상 딛고 올 시즌 월드컵 첫 승
시프린, 최근 대회 두 번 연속 실격

시프린은 최근 주춤하다. 29일 스위스 렌체르하이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에서 주 종목인 회전 2차 시기에 기문을 지나치는 실수를 저질러 실격됐다. 하루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대회전에서는 7위에 그쳤다.
 
뿐만이 아니다. 21일 코르티나 담페초(이탈리아) 월드컵 수퍼대회전에 출전했다가 코스를 이탈했고, 23일 크론플라츠(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대회전에서 실격됐다. 열흘 남짓한 기간 동안 4개 대회에서 3번이나 실격의 쓴맛을 본 셈이다. 시프린이 월드컵 무대에서 두 대회 이상 연속 실격한 건 16살이던 지난 2011년 12월 이후 6년 여 만이다.
 
시프린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기대를 모았다. 올 시즌에만 10승을 추가하며 개인 통산 41승(역대 6위) 고지에 올랐다. 주 종목인 회전과 대회전뿐만 아니라 수퍼대회전과 활강에서도 정상급 경기력을 선보여 ‘평창 다관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올림픽 개막 직전에 갑작스럽게 슬럼프에 빠졌다.
 
공교롭게도 시프린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본이 기량을 회복했다. 지난달 생 모리츠(스위스) 월드컵 참가 도중 허리를 다쳐 위기를 겪은 본은 지난 21일 코르티나 담페초 월드컵에서 주 종목인 활강 금메달을 목에 걸어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월드컵 최고령 우승 기록(33세 3개월)도 다시 썼다. 통산 79승째를 거둬 역대 최다승 기록 보유자인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86승)에 한발 다가섰다.
 
본과 시프린은 미국대표팀을 이끄는 동료이자 ‘설상(雪上) 여왕’ 경쟁자다. 과거엔 두 선수의 주 종목이 확연히 갈렸다. 본은 스피드 계열인 활강과 수퍼대회전에서, 시프린은 기술 계열인 회전과 대회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최근 들어 시프린이 스피드 계열 종목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두 선수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열한 살 차이가 나는 두 미녀 선수가 팬들에게 어필하는 방법은 다르다. 본은 타이거 우즈(골프), 키넌 스미스(미국프로풋볼) 등 스포츠 스타들과 교제하고 TV 광고와 패션지 모델로도 등장해 이슈를 몰고 다닌다. 시프린은 신세대답게 유튜브로 세상과 소통한다. 요리 동영상, 뮤직 비디오, 악기 연주 동영상 등 시프린이 틈틈이 공개하는 동영상 클립은 수십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인기 콘텐츠다.
 
특이한 애완동물을 기르는 건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시프린은 핀란드에서 순록 두 마리를, 본은 오스트리아에서 암소 두 마리와 송아지 네 마리, 염소 한 마리를 기르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뒤 부상으로 받은 동물과 정이 들어 목장을 짓고 키우기 시작했다. 시프린은 비시즌 중 순록을 보러 종종 핀란드를 방문한다. 본은 아예 전지훈련지 근처에 목장을 짓고 소들과 수시로 교감을 나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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