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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0일만에 160만 다운로드 … ‘곰돌이’가 애니팡 전설 이을까

중앙일보 2018.01.30 00:02 경제 7면 지면보기
2012년 하반기 국내 게임 시장엔 ‘하트’ 바람이 불었다.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을 때다. 그해 7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인 ‘애니팡’은 출시 75일 만에 2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사실상 거의 모든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이 게임을 다운로드 받은 셈이다.
 

선데이토즈 ‘위 베어 베어스’ 게임
애니 접목한 퍼즐, 213만 사전예약
유료아이템 구매는 애니팡 추월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 내놓기로

애니팡은 같은 블록 3개 이상을 연결하면 해당 블록이 사라지는 단순한 방식의 ‘쓰리 퍼즐’ 게임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끼리 게임을 할 수 있는 하트를 달라는 메시지가 오고 갔고, 밤낮을 가리지 않는 하트 요청 문자는 사회적 문제로 대두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 게임을 만든 선데이토즈는 단숨에 스타 게임 업체로 부상했다.
 
애니팡 후속작 돌풍

애니팡 후속작 돌풍

선데이토즈가 5년 만에 ‘국민 게임’ 애니팡을 이을 후속작을 내놨다. 지난 9일 출시 이후 20일 만에 160만 다운로드(29일 기준)를 기록한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이다. 애니팡 출시 당시(200만 다운로드)에 뒤지지 않는 인기다.
 
게임 출시에 앞서 지난해 11월 말부터 진행한 사전 다운로드 예약자만 213만명이었다. 카카오 게임 중 가장 많은 사전 예약자가 몰렸다.
 
이 게임이 출시 전부터 주목받은 이유는 애니팡의 후광을 등에 업고 있어서다. 애니팡은 같은 블록 3개를 연결하는 단순한 게임 방식을 통해, 일부 청소년의 전유물로 여겼던 모바일 게임 세계에 60~70대 노년층까지 끌어들였다.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의 게임 방식도 이와 같다. 남녀노소 모두를 공략하겠다는 의미다.
 
게임 방식도 비슷하다. 애니팡은 8분을 기다리면 게임을 할 수 있는 하트(최대 5개)가 1개 생겼다. 8분을 참지 못하고 하트 구매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급증했다. 위 베어 베어스 더 퍼즐은 30분에 하트가 1개 생긴다. 친구와 하트를 주고받거나 초청을 할 수 있는 방식은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질 수 있는 기반이 됐고, 매 게임 점수에 따라 친구의 점수와 비교되고 순위가 정해지는 방식은 경쟁 심리를 부추겼다.
 
여기에 스토리를 녹였다.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업체인 미국 터너가 ‘위 베어 베어스’ 지식재산권(IP)을 제공했다. 위 베어 베어스의 곰 삼 형제는 게임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하며 살 집을 짓는다. 게임 한 판을 깰 때마다 생기는 마룻바닥, 창문 등으로 조금씩 집을 지을 수 있다. 곰 삼 형제의 이야기는 매 게임을 깰 때마다 조금씩 볼 수 있다.
 
유안타증권은 29일 선데이토즈의 목표 주가를 3만1850원(29일 종가 기준)에서 5만1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운로드 및 사용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올 상반기 미국·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에 출시 예정이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은 유명 IP에 기반을 둔 게임의 흥행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사용자당 유료아이템구매(ARPU)가 애니팡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매출 증가로 이어져 올해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장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게임이라는 특징에도 불구하고 애니팡의 뒤를 있기에는 한계도 있다. 일단 기시감이 있는 게임 방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애니팡의 모든 요소가 집약된 만큼 ‘똑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스토리라는 양념이 추가되긴 했지만, 게임 자체에서 느껴지는 신선함은 부족하다.
 
화려한 그래픽의 다중 사용자 온라인 역할 게임(MMORPG)에 익숙해져 있는 국내 수요자에게 위 베어 베어스 IP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이에 대해 유선재 터너코리아 채널본부장은 “국내에서는 MMORPG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캐주얼 게임이 강세”라며 “세계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게임인 만큼 올 상반기 중국·미국·유럽 등에서 출시되면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시장은 6.2% 성장했지만, 모바일 게임은 12.7% 성장했다. 국내 게임 시장의 44%를 모바일 게임이 차지한다.
 
정다운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임연구원은 “올해 세계 게임 시장은 가족 단위 게임 이용 증가, 이용자에 반응하는 게임 콘텐트 증가 등이 예상된다”며 “다만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답답함을 느껴 PC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앱플레이어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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