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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화재 하루만에…'닮은 꼴' 병원 불났지만 사상자 제로

중앙일보 2018.01.28 20:02
27일 오후 9시29분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서가 출동했다. 20여 분만에 불이 꺼졌으나 내부는 다 탄 상태. 백경서 기자

27일 오후 9시29분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서가 출동했다. 20여 분만에 불이 꺼졌으나 내부는 다 탄 상태. 백경서 기자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대구 달서구의 신라병원에서 불이 났다. 신라병원은 세종병원과 비슷한 규모의 중소병원이다. 하지만 세종병원에서는 188명의 사상자가 난 반면 신라병원에서는 단순 연기 흡입 외에 큰 부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의료진의 발 빠른 신고와 소방당국의 체계적인 구출 덕분이었다. 
 

의료진, 연기본 직후 119 신고 후 환자대피
소방대원은 환자에 산소마스크 끼워 구출
다만 스프링클러 없어 대형 참사됐을지도

불 난 신라병원 .[연합뉴스]

불 난 신라병원 .[연합뉴스]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7일 오후 9시29분쯤 2층 의사 당직실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침대 위 전기장판 위에서 시작된 불로 병원 2층에는 연기가 순식간에 차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간호사는 연기를 발견하자마자 119에 신고했다. 경보기가 울렸고 의료진 일부는 환자를 대피시키는 동시에 소화기를 들고 진화를 시도했다. 
27일 오후 9시29분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서가 출동했다. 발화점인 2층 의사 당직실의 침대. 백경서 기자

27일 오후 9시29분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소방서가 출동했다. 발화점인 2층 의사 당직실의 침대. 백경서 기자

소방대는 신고 5분 뒤 현장에 도착했다. 산소호흡기를 빼고 구출된 세종병원 환자들과는 달리 소방대원들은 중증환자에게 소방 장비인 산소마스크를 끼워 옥상으로 대피시켰다. 달서소방서 관계자는 "입원환자 35명 중 자력대피가 가능한 환자 27명을 계단으로 데리고 내려갔다. 나머지 중환자실에 있던 중증환자 8명은 산소마스크를 끼워 옥상으로 대피시킨 뒤 연기가 빠지고 나서야 건물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9시29분 불이난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 2층 천장까지 다 탔다. 백경서 기자

27일 오후 9시29분 불이난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 2층 천장까지 다 탔다. 백경서 기자

하지만 세종병원과 마찬가지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자칫하면 큰 화재로 번질 수도 있었다. 신라병원은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다.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신라병원은 73병상의 중소병원이다. 지하 1층~6층 연면적 2430㎡, 바닥면적 482.99㎡다. 지하층, 창이 없는 층, 4층 이상의 층 중에서도 바닥 면적이 1000㎡ 이상일 경우에 설치하는 스프링클러 적용 기준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또 지난해부터 6층 이상의 병원이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이 바뀌었지만, 이마저도 새로 짓는 병원에만 해당해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 병원에는 화재 시 발생하는 열·연기 등을 감지하는 자동화재 탐지설비와 소화기 등 옥내 소화전만 구비돼 있었다. 닫혀있어야 할 방화문은 열려있었다. 불이 난 2층과 5층에서만 화재가 난 뒤에 방화문이 작동해 문이 닫혔다. 소방 관계자는 "간호사들이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으나 불가능했다. 연기가 자욱해지자 간호사들이 화재로 닫힌 방화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걸로 보인다. 소방대원이 환자를 대피시키면서 연기가 퍼지지 않도록 다시 닫았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9시29분 불이난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 방화문을 주 출입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백경서 기자

27일 오후 9시29분 불이난 대구 달서구 신라병원. 방화문을 주 출입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백경서 기자

밀양 화재 후 하루 만에 화재가 또 터지면서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정아(30)씨는 "다 구조됐다니 다행이지만 대피가 어려운 환자가 많은 병원에서 왜 자꾸 이런일이 반복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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