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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패스트푸드 이어 커피빈도 값 올려

중앙일보 2018.01.28 17:46
커피빈이 오는 2월 1일부터 가격 인상을 선언한 가운데, 동종업계인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각 사]

커피빈이 오는 2월 1일부터 가격 인상을 선언한 가운데, 동종업계인 스타벅스·투썸플레이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각 사]

커피빈이 커피 가격을 올린다. 최저임금 인상 후 외식 프랜차이즈들이 속속 가격 인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커피 업종으로는 처음이라 이후 업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커피빈코리아는 다음 달 1일부터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 기준) 가격을 기존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 올리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카페라테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6% 오르고, 베이커리 등 커피 외 메뉴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한다.
커피빈이 오는 2월 1일부터 커피 가격 6% 가량 올린다. [사진 커피빈코리아]

커피빈이 오는 2월 1일부터 커피 가격 6% 가량 올린다. [사진 커피빈코리아]

장윤정 커피빈코리아 상무는 “임대료 상승 등 외부적 여건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단 최근 유통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장 상무는 “(최저임금 인상과 가격 인상이) 관련이 없지는 않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이) 전반적으로 인건비 상승에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 아메리카노등 6% 인상
패스트푸드등은 이미 이달부터 인상
무료 빵, 치킨 무 등 유료화도 잇따라

 
미국이 본사인 커피빈은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2001년 한국에 진출했다. 커피빈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매장은 약 490개, 지난해 매출은 1500억원대로 커피 프랜차이즈 중 4~5위권이다. 커피빈은 지난 2014년과 2012년에도 가격 인상을 진행했다.
 
동종 업계는 아직 움직임이 없다. 커피 전문점 분야 부동의 1위인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와 롯데GRS에서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관계자도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KFC 치킨 등 메뉴. KFC는 지난해 말 키친 가격은 6% 인상했다. [사진 BBQ제너시스]

KFC 치킨 등 메뉴. KFC는 지난해 말 키친 가격은 6% 인상했다. [사진 BBQ제너시스]

앞서 KFC 등 외식 프랜차이즈는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KFC는 지난해 말 치킨·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미역국 전문 프랜차이즈 오복미역은 이달부터 1만원대인 가자미미역국·전복조개미역국 등 가격을 1000원 인상했으며, 떡볶이 프랜차이즈 신전떡볶이도 이달 떡볶이 가격을 500원 올렸다. 또 김밥 전문점 고봉민김밥은 최근 김밥 가격을 300∼500원 올렸으며, 쌀국수 전문점 미스사이공은 점포별로 쌀국수 가격을 10∼15%가량 인상했다. 
 
가격 인상을 놓고 가장 주목받는 외식 업종은 점포 수가 많은 치킨 프랜차이즈다. 외식 프랜차이즈 22만여 가맹점 중 치킨은 2만5000여개로 1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일부 업체가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한 후 정부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철회한 전례도 있다. BBQ를 시작으로 일제히 가격 인상 움직임이 있었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지난해 6월 이후 모두 철회했다. 익명을 요구한 치킨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임대료와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정부와 여론의 눈치가 보여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BBQ 치킨. BBQ는 지난해 가격 인상 발표 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사진 BBQ제너시스]

BBQ 치킨. BBQ는 지난해 가격 인상 발표 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사진 BBQ제너시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들어 내부적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했지만, 지난 11일 기획재정부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특별 물가조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가격 인상 논의는)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이 지나고 3월이 되면 다시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본사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도 인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프랜차이즈의 3월 가격 인상 움직임은 최저임금 인상분이 반영된 급여가 지급된 2월 이후엔 가맹점주들의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란 전망에 기인한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가격 인상을 하지 않자 매장별로 가격 인상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은 본사의 권장 가격이 있긴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서 점주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고민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업체가 많다”며 “실제 인건비 부담을 체감하는 다음 달이 지나면 가격 인상에 나서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격 인상 대신 서비스를 축소하는 방식의 자구책을 마련한 곳도 있다. TGI프라이데이스는 무료로 제공하던 식전 빵 서비스를 이달부터 중단하고, ‘BLT 나초 칩’ 등 유료 식전 메뉴를 내놓았다. 치킨 프랜차이즈 중 기존에 무료로 제공한 콜라나 무·소스 등을 유료화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최근 인상된 배달업체 이용료를 소비자에게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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