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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관세'에 김승연 한화 회장 "미국, 보호주의로 한국 업계 어렵다" 호소

중앙일보 2018.01.28 17:21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은 26일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오른쪽)은 26일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한화그룹]

한화그룹 계열사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태양전지를 모아 널빤지 형태로 만든 제품) 미국 수출 의존도는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2016년부터 미국 전력회사 넥스트에라에 태양광 모듈을 대량 수출하면서다. 이로 인해 2015년 10%도 안되던 매출액 대비 미국 시장 비중은 이듬해 30%로 늘었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하면서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자 한화큐셀은 직격탄을 맞을 공산이 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미국 측 인사에게 어려움을 토로하고 나선 이유다.
 

김 회장,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센터 회장 만나 토로
미국 태양광 관세 부과 결정으로 한국 업체 피해 예상
한국 기업, 태양광 모듈 전체 수출액의 61%, 미국에 팔아
퓰너 회장 "미국 우선주의일 뿐 유일주의는 아니다" 설명

김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을 만나 "세계적으로 자유무역주의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산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호소했다. 미국 측의 세이프가드로 타격이 예상되자 총수가 직접 나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수입 태양광 제품에 대해 2.5기가와트(GW)를 기준으로 1년 차에 30%, 2년 차 25%, 3년 차 20%, 4년 차 15%씩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태양광 제품은 미국 내수 제품보다 비싸게 팔아야 한다.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해지는 것이다. 
 
태양광 피해는 한화뿐 아니라 한국 기업 전체로 확산할 공산이 크다. 한화큐셀·LG전자·현대중공업 그린에너지 등 한국 기업이 지난해 미국에 수출한 태양광 모듈은 한국 업체들의 글로벌 전체 수출액 대비 61.5%에 달한다. 
한국 태양광 업체들은 국내 내수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미국·중국·인도 등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왔다. 그중에서도 저가·저사양 제품 경쟁에 치중해야 하는 중국·인도 보다는 고가·고사양 제품 수요가 많은 미국 시장에 더 많은 공을 들였다. 미국 수출 의존도가 확대되면서 이번 관세 부과 조치에 따른 충격도 클 수밖에 없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은 26일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은 26일 에드윈 퓰너 미국 헤리티지재단 아시아연구센터 회장과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 한화그룹]

김 회장의 우려에 대해 퓰너 회장은 "지금 상황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표방하고 있을 뿐 미국 유일주의(America Only)는 아니라"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에 두는 전략을 펴는 것일 뿐, 한국 등 우방국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란 설명이다. 퓰너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정권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국내 산업계는 그를 트럼프 행정부와 업계를 이어줄 가교 역할을 해줄 인사로 꼽고 있다.
 
한편 국내 태양광 업계는 미국의 강화하는 보호주의 흐름 속에서 국내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도 주문하고 있다. 미국 보호주의에 정부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내수 시장을 키워 미국 관세 조치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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