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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한 달 주기' 대형사고에 당혹…"정쟁 정면 대응은 자제"

중앙일보 2018.01.28 16:15
청와대가 ‘한 달 주기’ 대형 사고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규모 5.4의 포항 지진,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르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합동분향소인 밀양문화체육관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합동분향소인 밀양문화체육관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약속한 시점에 대형 참사가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밀양 화재(26일) 발생 이후 청와대 분위기도 상당히 무겁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긴급 소집한 수석ㆍ보좌관 화의에서 “제천 화재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밀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연이은 참사를 지적했다. 
 
27일에는 화재 현장인 세종병원을 찾아가 “안전한 나라를 다짐하고 있는데도 참사가 거듭되고 있어 참으로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러운 심정”이라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20180127 밀양=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삼문동 밀양문화체육회관에 마련된 세종병원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20180127 밀양=청와대사진기자단

 
포항 지진과 제천 화재에 이어 문 대통령 취임 후 3번째 사고 현장 방문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고는 지난번 제천 화재사고와는 양상이 다른 것 같다. 소방대원들이 비교적 빨리 출동하고 초기대응에 나서서 화재가 2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분석적인’ 대응은 최근 발생한 대형 사고와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일었던 논란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 지진은 문 대통령이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보고를 받았다. 사상 초유의 수능 1주일 연기 결정을 했고 지진 발생 9일 뒤엔 포항 여고 등을 방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방문해 시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4일 오전 지진 피해 이재민이 머물고 있는 경북 포항시 흥해실내체육관 대피소를 방문해 시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그러다 포항 방문 9일 뒤인 12월 3일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전복해 15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당시 청와대에선 “대통령이 모든 참사 현장을 가야 하느냐”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고 한다. 결국 문 대통령은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화상회의로 대응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문재인대통령이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12월 22일 문재인대통령이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사고 희생자들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러나 같은 달 21일 제천 화재로 29명이 사망하자 다시 위로 방문을 했다. 제천 화재의 초기 대응 미흡과 소방 인력 및 장비 부족 문제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잇따랐다. 문 대통령은 일부 유가족들로부터 “초기 대응만 잘했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항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정책방송원(KTV)이 ‘이니(문 대통령의 별명) 특별전’이라는 홈쇼핑 형식으로 문 대통령의 화재 현장 방문 소식을 전한 것이 논란이 됐다. 야권은 “애도 대신 ‘이니 띄우기’에 혈안”이라고 맹공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의 회의에서 일단 사고수습과 후속대책 마련 등에 집중하고 정쟁을 시도하는 야당에 정면 대응하지 않는다는 기본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데 이어, 홍준표 대표도 “세월호로 정권을 잡았는데, 100명 가까운 안전사고 사상자에 대해 책임을 안 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대선을 위해 경남지사를 버리면서 재선거를 원천봉쇄한 사람이 누구며, 열악한 소방 시설 확충에 반대했던 당이 누구냐”며 홍 대표와 야권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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