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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국제인권단체, 마식령 비판 “文, 한국 인권만 중요한가”

중앙일보 2018.01.28 15:21
 북한을 다녀온 남측 선발대는 마식령 스키장이 남북 공동훈련을 하기에 적합한 환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인권 문제 측면에서 마식령 스키장을 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다르다. 이와 관련, 세계적인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HRW)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입장을 밝혔다. HRW는 인권 문제를 다루는 대표적인 국제 비영리기구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우리 측 선발대의 마식령스키장 스키 공동훈련 사전점검을 위한 방북 사진. 북측 관계자가 우리 측 관계자를 안내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7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우리 측 선발대의 마식령스키장 스키 공동훈련 사전점검을 위한 방북 사진. 북측 관계자가 우리 측 관계자를 안내하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필 로버트슨 HRW 아시아 부국장은 마식령 스키장 공동훈련에 대한 입장을 묻는 중앙일보의 e메일 질의에 “북한 정부가 인프라 관련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공무원 뿐 아니라 농부, 상인 학생들까지 노동에 동원한다. 아동 노동을 비롯한 강제 노동은 북한 정부가 역점을 두는 주요 건설에서 모두 발생하고 있다고 봐야 하며, 마식령 스키장이 이런 ‘인권 침해 모델’에서 예외라고 볼 근거는 없다”고 답했다. “북한 주민들은 이 문제에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강제 노동을 감히 거부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북한 당국으로부터 야기되는 심각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면서다.
  
 실제 마식령 스키장 건설 과정에서 초등학생들이 진입로를 닦고, 북한 주민들이 맨손으로 제설하는 모습이 미 언론에 의해 포착됐다. 마식령 스키장은 2013년 12월 개장했으며, 북한 당국은 당초 10년 걸릴 공사를 9개월 만에 해냈다고 ‘마식령 속도전’을 대내외적으로 선전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마식령 스키장과 관련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국제노동기구(ILO), 유엔과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ILO와의 협력은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강제 노동을 끝내는 과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강제 노동 종식은 종종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하도록 강요받는 북한 학생들을 비롯해 일반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 [연합뉴스]

북한의 대외선전 매체 '조선의 오늘'이 남북 스키선수가 공동훈련을 하기로 합의한 강원도 원산 인근 마식령스키장에 대해 22일 '세계 일류급 스키장'이라고 선전하며 게재한 사진. [연합뉴스]

  
 로버트슨 부국장은 문재인 정부의 북한 인권 관련 정책과 관련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HRW는 남한과 북한 두 곳 모두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 행위를 다룬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문 대통령이 전직 인권 변호사로서, 이 원칙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어느 한쪽의 인권 침해만 우선시하고 다른 한쪽의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건전한 접근법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HRW는 이달 발표한 연례 보고서 한국편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했다. 보고서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한 정책을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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