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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BBK, BH’ 문건 나온 영포빌딩, MB수사 판도라 상자 될까

중앙일보 2018.01.28 13:26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지난 25일 압수·수색을 한 서초구 서초동 영포빌딩이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규명할 ‘판도라의 상자’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건물 지하 2층에 있던 다스의 사무실과 창고에서 다스, BBK 관련 자료를 비롯해 청와대를 뜻하는 ‘BH’가 적힌 문건이 무더기로 나오면서다.  
 
다스 관계인의 120억원 횡령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의 ‘다스 횡령 등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도 지난 11일 이 건물을 압수수색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의 두 수사팀이 불과 2주일의 간격을 두고 수사력을 영포빌딩에 집중한 셈이다.  
 
서울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28일 “이 문건들이 어느 시점에 누구의 지시로 작성된 것인지, 왜 이 건물에 보관돼 있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영포빌딩은 이 전 대통령의 소유였다. 건물 이름도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인 영일만과 포항의 앞글자를 따서 직접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집권 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에 따라 2009년 7월 재단법인 청계를 세우며 이 재단에 영포빌딩을 기부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청계가 이 전 대통령이 출연한 여러 부동산의 임대 수익(연간 11억원가량)을 재원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중·고생 300여명에게 매년 100만원 정도의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이 당시 출연한 기부금 액수는 총 331억 4200만원이었다.
2009년 청계 재단 설립 당시 청와대 설명 자료와 서초동 영포빌딩(아래). [중앙포토]

2009년 청계 재단 설립 당시 청와대 설명 자료와 서초동 영포빌딩(아래). [중앙포토]

하지만 검찰이 지난 25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는 영포빌딩이 여전히 이 전 대통령과 깊은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게 한다. 이 전 대통령이 그간 “BBK, 다스와 난 관계가 없다”고 하던 해명과도 배치가 된다. 영포빌딩 지하 2층 창고에선 ‘BBK 금융거래 정보’‘BBK 현안보고’ ‘다스’라는 글자가 선명한 문서 상자들이 발견됐다. 또 일부 문건 표지에는 청와대를 뜻하는 ‘BH’라고 적힌 파란 글씨와 함께 ‘제1부속실’‘주요 국정자료’ 등의 제목이 붙어 있다.  

 
검찰 수사는 이 문서들이 누구의 지시로 언제 작성됐는지, 왜 영포빌딩에 보관돼있는지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과 다스의 관계, 영포빌딩의 역할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과 BBK의 관계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지도 관심이다. 검찰이 입수한 문서 중에는 LKe뱅크의 ‘입출금 확인서’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Ke뱅크는 이 전 대통령이 2000년 10월 광운대 강연 당시 BBK와 함께 언급한 회사다. 검찰은 이 문서들이 2000년과 2001년에 작성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스 자금 190억원이 BBK로 들어가던 시점이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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