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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송월이 남긴것

중앙일보 2018.01.22 19:05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예술단 시설점검단이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22일 저녁 북한으로 돌아갔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일행은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 게임 이후 39개월 만에 한국 땅을 밟은 북한 당국자들이다. 
 이들의 방한은 2016년 2월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를 계기로 완전히 중단된 남북 관계를 복원하는 첫 단추를 꿰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방한 기간 내내 국내외 언론들이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쳐다봤던 이유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공연 예술단 방한이 평창 겨울 올림픽을 평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아가 남북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러 대목에서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당장 통일부를 비롯해 점검단의 안내를 맡은 정부 관련 부처들은 이들을 과잉보호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부는 많은 시민이 몰려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들의 동선(動線)과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부가 북한 점검단의 입장만 고려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또 안전을 고려해 취재 경쟁을 없애고자 공동 취재단이 운영됐지만 정작 취재 현장은 사실상 원천 봉쇄됐다. 기자들의 취재과정에서 경호원들이 완력으로 취재를 막거나 이동 과정에서 경찰 오토바이가 취재 차량의 경로를 막는 일도 있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에서 온 관계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가 일부 취재현장을 공개하긴 했지만, 현장에서우왕좌왕하는 모습은 되풀이됐다. 
 답변이 없는 점검단을 향한 취재진의 질문에 정부 당국자들은 “(북측 점검단원들이) 불편해 하시니 질문을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점검단이 사용하는 숙소나 식당은 아예 출입조차 여의치 않았다. 다른 당국자는 “과거 수시로 남북이 왕래할 땐 국민의 관심도도 낮았고, 행사에 투입된 인력들도 경험이 많았다”며 “오랜만에 이런 행사를 하다 보니 행사 운영에서 부족한 측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남북관계가 중단된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긴 흔적이 정부의 북한 눈치 보기로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공동취재단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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