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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 지시 문 대통령 "삼륜 전기차 출시 제한하는게 혁신 걸림돌"

중앙일보 2018.01.22 18:09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삼륜차와 실제 모래를 퍼다 만든 '샌드 박스'를 바라다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륜차 규제를 대표적인 신산업 규제 조항으로 지목하며,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뜻하는 '규제 샌드 박스'를 강조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삼륜차와 실제 모래를 퍼다 만든 '샌드 박스'를 바라다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삼륜차 규제를 대표적인 신산업 규제 조항으로 지목하며, 규제를 풀어 신사업을 테스트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뜻하는 '규제 샌드 박스'를 강조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규제 혁신의 현장반장으로 나섰다. 이날 청와대에서 연 규제혁신 대토론회에서 우원식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 및 민간 전문가 등 59명을 모아 ‘3륜 자동차’와 ‘로봇’을 거론하며 ‘깨알 지시’를 내렸다.

청와대 토론회서 규제 혁파 지시
선허용 후규제 원칙 마련
공인인증서 폐지키로
유전자 치료 연구 확대

문 대통령은 “전기자동차를 육성하자면서 1ㆍ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한동안 출시하지 못했는데 외국에서 단거리 운송용으로 널리 사용되지만 국내에선 기존 자동차 분류 체계에 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시를 못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3륜 전기자동차 같은 새로운 창의적 형태의 자동차 출시를 제한하는 규제가 혁신성장의 걸림돌 사례”라고 꼭 짚어서 말했다. 현행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에는 ‘승용’‘승합’‘화물’‘특수’‘이륜’등의 분류만 있어 초소형 삼륜 전기차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때문에 시장 출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규제 혁신 방안에서 연말까지 시행규칙을 개정해 삼륜 전기차가 포함되는 ‘혁신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또 원형 핸들이 달린 삼륜차 운전자는 이륜차와는 달리 헬멧을 쓰지 않아도 운전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협동작업장 안에 사람이 있으면 로봇은 반드시 정지 상태여야 한다는 규정도 마찬가지”라며 “이때문에 사람과 로봇이 공동작업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위험기계기구자율안전확인고시에 등장했던 규정이다. 지난해 10월 개정되긴 했지만 그전까진 생산 업체들이 현장 상황과 동떨어진 규제로 지적했던 규정이라고 국무총리실은 밝혔다.
 
규제 혁신을 놓고 이명박 정부땐 ‘규제 전봇대’, 박근혜 정부에선 ‘손톱및 가시’로 부르며 대대적인 수술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규제가 사라진 규제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부에서 많은 규제를 혁신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규제가 생겨나 국민들이 그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 개혁에 소극적인 공직 사회를 질타했다. 그러면서 업계의 애로 사항을 수치로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가 핀테크ㆍ신재생에너지 등 5개 신산업 분야 기업을 조사하니 지난 1년간 규제로 사업 차질을 빚었다는 응답이 절반이었고, 특히 핀테크 분야는 70%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인들이나 혁신적 도전자들이 겪었을 좌절과 실망감을 정부가 함께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규제 개혁에 대한 문 대통령의 해법은 먼저 허용하고 나중에 규제를 판단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방식이다.
 
정부는 이날 인터넷뱅킹과 증권거래 등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공인인증서 폐지 등의 규제 혁신 과제를 마련했다. 과학기술정통부는 전자서명법 등 공인인증서 사용을 의무화한 법령 개정에 나설 방침이다. 전자서명법 등에 명시된 공인인증서의 우월적 지위를 없애 사설인증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증수단의 하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생체인증이나 블록체인 인증 등 새로운 전자인증 수단을 개발키로 했다.
 
그동안 금지된 감염병 질환ㆍ만성질환에 대한 유전자 치료 연구도 허용키로 했다. 지금까지 유전자 치료 연구는 유전 질환ㆍ암ㆍAIDS나 치료법이 없는 경우만 허용됐다. 이를 바꿔 일정 조건을 준수할 경우 유전자 치료에 대한 모든 연구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식 가능한 장기와 조직을 신장·간장·췌장 등 13종으로 한정하고 있는 장기이식법도 개정해 의학적 필요에 따라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인정하면 이식을 허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그간 불법이었던 살아있는 사람의 폐 이식도 허용된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 사전 등급분류도 없어진다. 드론 등 사물 위치정보의 활용을 어렵게 하는 규제도 풀기로 했다.
채병건ㆍ강기헌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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