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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에서 '주인없는 염소' 포획해 팔아넘기려던 섬주민들

중앙일보 2018.01.22 12:01
지난 19일 오후 1시쯤 보령해양경찰서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섬 주민들이 염소를 불법으로 포획해 대천항으로 가는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불법 포획해 어선에 몰래 싣고 들어오다 적발된 어선에서 야생 염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불법 포획해 어선에 몰래 싣고 들어오다 적발된 어선에서 야생 염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야생염소 57마리 포획해 입항하는 선박 검거
1마리당 30만~40만원씩 거래… 염소는 다시 섬에 방사

신고를 받은 해경은 경비함정을 출동시켜 해상에서 검문검색을 시작했다. 오후 1시40분쯤 방파제를 돌아 포구로 들어오는 C호(23t)를 발견한 해경은 항로를 차단하고 검문에 들어갔다.
 
C호에는 야생 흑염소 57마리가 줄로 묶인 상태로 실려 있었다.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새끼 염소 7마리도 포함됐다.
 
조사 결과 C호 선장 A씨(54)는 외연도 부근의 한 섬에서 자연적으로 번식하던 염소를 몰래 포획해 건강원에 팔아넘기려고 포구로 입항하던 중이었다. A씨 등은 무인도에 야생 흑염소가 많이 서식한다는 것을 알고 섬에 들어가 불법 제작한 그물을 나무에 묶어 설치한 뒤 흑염소를 한 군데로 모는 수법으로 포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불법 포획해 어선에 몰래 싣고 들어오다 적발된 어선에서 야생 염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불법 포획해 어선에 몰래 싣고 들어오다 적발된 어선에서 야생 염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이들이 포획한 흑염소는 10여 년 전 개인이 방목한 뒤 관리하지 않아 자연상태에서 번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은 국유지로 일반인의 출입은 물론 사육과 농사 등이 금지된 곳이다.
 
A씨 등은 포획한 야생 흑염소를 1마리당 30만~40만원을 받고 건강원에 넘기려던 곳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관계기관과 협의, 지난 20일 야생 흑염소를 애초에 살던 섬으로 모두 돌려보내 방생했다. 충남도와 보령시 등 자치단체에 흑염소를 관리하도록 통보했다.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야생 염소를 포획하기 위해 설치한 그물의 높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 경찰관이 무인도에서 야생 염소를 포획하기 위해 설치한 그물의 높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보령해경]

 
보령해경유경구 수사과장은 “주인이 없는 야생동물이라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포획하면 처벌받게 된다”며 “무인도에서 불법으로 포획한 야생 염소를 보신용으로 은밀하게 거래하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령=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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