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공정위, 불법 행위한 실무진도 검찰에 적극 고발

중앙일보 2018.01.22 12:00
앞으로 법인이나 대표이사뿐 아니라 불공정한 행위를 주도적으로 실행한 ‘실무진’에 대해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행위의 고발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침(이하 고발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행정예고했다고 22일 밝혔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중간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임원 뿐 아니라 법 위반 실무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TF 중간보고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임원 뿐 아니라 법 위반 실무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 고발지침 개정
개인 고발점수 세부평가 기준표 신설
일정 점수 넘으면 직위 관계없이 고발

개정안은 고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개인 고발점수 세부평가기준표를 신설했다. 지금까지 사업자에 대해선 평가 기준표를 통한 ‘정량 평가’로 고발 여부를 정했지만, 개인에 대해선 정성적으로 판단했다. 의사결정 관여, 적극적 실행과 함께 개인의 직위를 고려했다. 그러다보니 판단이 자의적일 수 있었다. 
 
실제 공정위가 불법행위를 적발해도 법인 고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자연인을 고발하더라도 관행적으로 책임자 격인 대표자ㆍ임원까지만 함께 고발하는 데 그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담합과 같은 불법 행위에 참여하고 실행한 실무자들은 면책을 받은 셈이다. 김호태 공정위 심판총괄담당관은 “개인의 직위를 고려하다 보니 임원이 아닌 실무자 고발에 소극적인 관행이 형성됐다”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위는 개인의 직위’는 고려요소에서 삭제하고, 평가기준표상 2.2점 이상은 원칙적 고발대상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평가기준표는 ^의사결정 주도 여부 ^위법성 인식 정도 ^실행의 적극성 및 가담 정도 ^위반행위 가담 기간을 항목으로 구성됐다. 항목별로 위반 경중에 따라 상ㆍ중ㆍ하로 구분한다. 모든 항목에서 위반 정도가 ‘상’으로 평가되면 3점이 된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법 위반 행위에 적극 가담한 실무진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결과’에 대해 브리핑하면서 “법 위반 행위를 이사회에 세세히 보고하거나 추인받는 것도 아니며, 실무자들이 결정하고 실행했다는 증거가 많았다”라며 “그런데도 이들에 대한 고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법 위반 방지 효과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그간 각각의 기준에 따라 결정되던 과징금 부과 및 고발 여부에 대한 평가 기준을 일원화한다. 고발지침에서 고발 여부를 정하기 위한 사업자 세부평가 기준표는 삭제된다. 대신 과징금 고시에서 ‘중대한 위반행위’ 기준(1.4점)과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기준(2.2점)의 평균점인 1.8점을 기준점수로 정하고 이를 넘으면 원칙적으로 고발 대상이 된다.
 
이번 개정안은 다음 달 21일까지 행정예고 된다. 공정위는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해 검토ㆍ반영한 후 전원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