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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현옥의 금융 산책] 원화 강세 속 ‘외화 보험’으로 환테크 노려라

중앙일보 2018.01.22 10:50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8월 서울 명동 KEB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달러가 추락하고 있다. 주요국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22일 92.63을 기록했다. 2016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에만 9.9% 하락했다. ‘달러의 죽음’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원화 가치 1년 동안 9.37% 올라
금리 높이고 입출금 가능한
다양한 달러 보험 속속 출시
국내 첫 달러 종신보험도 등장
달러 저축보험은 비과세혜택도

 달러 약세 속에 원화의 몸값은 오르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달러당 1067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원화가치는 22일 기준으로 1년 동안 9.37%나 상승했다.
 
 당분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스마트 머니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오르며 상대적으로 싼 값에 외화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외화예금은 이미 증가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830억3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26억2000만원 늘어났다. 개인의 외화예금 잔액은 160억8000만 달러로 전체의 19.4%까지 증가했다.
개인 외화예금 비중. 자료: 한국은행

개인 외화예금 비중. 자료: 한국은행

 
 외화예금은 환차익으로 번 수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이후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금리는 연 1%대로 높지 않다. 게다가 원화로 바꿀 때 내야 하는 환전수수료가 최소 1% 이상인 만큼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외화예금이 마뜩치 않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상품이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험사들이 내놓고 있는 ‘외화 보험’이다. 미국 달러화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중국 위안화 상품도 있다.
 
 특히 연금 보험과 저축성 보험이 주를 이루던 외화 보험은 최근 종신보험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외화 보험은 외화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추가 납입과 중도 인출이 가능한 유니버셜 기능을 가미해 예금과 비슷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첫 달러 종신보험 등장
 
 메트라이프 생명이 3일 출시한 ‘메트라이프 유니버셜달러종신보험’은 국내 첫 달러형 종신보험 상품이다. 보험료를 달러로 내고 보험금과 해지환급금ㆍ중도인출금 등을 모두 달러로 지급한다. 금리는 달러 자산에 연동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할 경우 해지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연 12회까지 인출할 수 있다. 월납 상품으로 가입 한도는 2만달러에서 최대 500만 달러까지다.
 
 보험료도 저렴하게 조정했다. 보험료 산출에 사용되는 적용이율을 연 3.0%로 낮춰 보험료를 업계 평균보다 15~20% 가량 낮췄다.  
 
 이자는 높여 잡았다. 은행의 예ㆍ적금 이자처럼 금리 연동형 보험 상품의 적립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은 연 3.5%로 높였다. 공시이율 하락을 대비한 보증형을 선택하면 해지환급금에 연 3.0%의 최저보증이율(시중 금리나 자산 운용 이익률이 떨어져도 나중에 지급하기록 약속한 최저금리)이 적용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화 고정 납입 옵션’이다. 보험료가 달러로 책정되는 만큼 원화로 낼 경우 환율에 따라 매달 내는 보험료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요즘처럼 원화 가치가 오르면 보험료는 줄어들지만,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보험료는 늘어나게 된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기본 보험료의 115~230%를 매달 고정된 원화로 납부하면 기본 보험료를 낸 차액이 추가 납입 보험료로 적립된다. 추가 납입으로 저축의 기능까지 노릴 수 있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보장성 보험인 만큼 사업비가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비과세 혜택 노리면 달러 저축보험
 
 저축성 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일시납의 경우 1억원 이하의 보험 상품에 한해 보험차익에 대해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다. 월납의 경우 납입 기간 5년 이상이고 월 납입 보험료가 150만원 이하인 경우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저축성 달러 보험은 ING생명의 ‘무배당ING달러로 키우는 저축보험’과 AIA생명의 ‘무배당마이달러저축보험’이 있다. 매달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달러로 보험금을 받는다. 매달 달러를 적립해 환율 효과를 분산해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리도 수준도 낮지 않다. ING생명의 ‘무배당ING달러로 키우는 저축보험’의 경우 공시이율이 연 2.84%다. 최저보증이율은 연 1.5%다. 예금자보호도 된다. 납입 일시 중지나 추가 납입 기능 등을 활용해 환율 변동과 경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달러 자금이 필요할 때 중도 인출과 선납도 가능하다.
 
 AIA생명의 ‘무배당마이달러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은 연 2.81%다. 최저보증이율은 연 1.5%다. 보험료는 최소 200달러, 최대 100만달러(21일 기준 약 11억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유지기간 동안 해약환급금의 50% 이하로 연 4회 인출이 가능하다. 원화가 강세일 때는 보험료를 추가 납입할 수 있다.
 
 목돈은 달러 연금 보험으로
 
 달러형 연금보험 상품은 일시납 상품이 대부분이다. 목돈을 장기간 묶어 놔야 하지만 보험 가입 기간 동안 확정금리가 적용돼 환율 변동을 적게 받는 것이 장점이다.
 
 AIA생명의 ‘골든타임연금보험’은 미국 달러형이나 중국 위안화형 중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가입 당시 공시이율이 보험 기간 내내 적용돼 10년 동안 확정금리로,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운용된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이자 소득세를 면제해준다. 가입 초년도에는 보너스금리 연 3%를 기본 확정금리에 추가 제공한다.  
 
 푸르덴셜생명의 ‘무배당 달러 평생소득 변액연금보험’도 일시납 상품으로 금리나 투자수익률에 관계없이 가입 연령에 따라 납입 보험료의 연 최저 3.8%에서 최고 5.2%의 노후 소득으로 지급한다. 미국 장기 회사채에 투자해 노후소득을 달러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7월 출시한 뒤 6개월만에 지난달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액이 6400만 달러를 돌파했다. 
 
 푸르덴셜생명 김윤선 팀장은 “보험료 5만 달러 미만이 전체 가입건수의 55%에 달하고, 가입 고객의 89%가 40~50대”라며 “많지 않은 금액이라도 달러 자산을 은퇴 포트폴리오로 마련하고 싶은 수요에다 해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중년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 상품은 초기에 사업비를 많이 떼는 만큼 단기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선미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부장은 “달러 보험은 상품의 성격상 장기 투자 차원에서 통화 분산 측면에서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데 적절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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