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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폐경기 하혈엔 허증 다스리는 한약 처방

중앙일보 2018.01.22 09:36 주말섹션 6면 지면보기
Q . 작년부터 생리불순이 시작되더니 이달에는 생리를 하혈처럼 3주 이상 지속하고 있어요.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더니 ‘별다른 문제는 없으나 하혈이 계속되면 자궁 적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네요. 머지않아 폐경인데 한방요법을 통해 건강하게 마무리할 수는 없을까요?
 

이현숙 원장의 갱년기 상담소

 
A. 폐경이 됐다고 해도 자궁을 들어내는 결정은 여성에게 어려운 일이지요. 가능한 자궁을 적출하지 않으면서 하혈을 멎게 하고 몸을 회복시키기 위해 한의원을 많이 찾아옵니다.
 
개원 초기에 50대 초반의 한 여성이 내원해 한 달 넘게 지속된 하혈로 인해 극심한 피로와 어지럼증, 무기력증을 호소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산부인과에서 하혈을 멎게 할 방법이 없어서 자궁을 들어내자는 권유를 받았지만 이제 곧 폐경인데 자궁을 건드리고 싶지 않아 그저 하혈이 멎기만 기다렸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 빈혈과 무기력증이 심해져 외부 출입조차 어려워 간신히 부축을 받으며 한의원으로 들어오셨지요. 눈 밑 그늘이 턱까지 내려와 있었고 얼굴이 많이 검고 칙칙해져 있었습니다. 폐경 전 호르몬 부조화로 인한 하혈로 판단하고 시호·치자 등으로 자율신경의 균형을 맞추며, 황기·당귀·천궁·아교주·녹용 등의 약재로 조혈 작용과 허약한 원기를 돕는 처방(補血益氣)을 했습니다. 형개·지유·삼칠근 등의 약재로 지혈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 후 10일 주기로 확연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조금씩 다크서클이 옅어졌고 한 달 정도 경과했을 때 혈색이 정상으로 돌아오면서 완전히 하혈이 멎었습니다. 환자는 그 후 별다른 불편함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셨지요. 이분과 같이 갱년기 폐경 직전에 하혈로 고생하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갱년기가 되면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서 자궁내막의 기능이 약해지고 조직의 재생이 늦어져 생리가 불규칙해지거나 출혈이 생기기도 합니다.
 
소량의 출혈이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경우가 있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출혈을 많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량 출혈이 지속되면 빈혈, 만성피로, 안면 홍조, 무기력, 우울, 집중력 저하 등이 올 수 있지요. 이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합니다. 갱년기 하혈의 70~80% 정도는 기능성 출혈입니다. 그렇지만 하혈이 지속되면 가장 먼저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 자궁내막암이나 근종, 폴립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경우에는 기능성 출혈로 보고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빠른 치료가 가능합니다.
 
한의학에서 하혈의 원인을 주로 신허·비허·혈열·어혈로 나눕니다. 갱년기의 부정출혈은 대부분 허증에 속해 신음허, 비기허가 주원인이 됩니다. 하혈을 치료할 땐 신음허에 대한 보약이 기본으로 처방됩니다. 이 약은 하혈을 잡으면서 갱년기 보약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건강한 폐경을 유도하게 됩니다.
 
서초자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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