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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명성황후 고택 주변에 2층 단독주택 지어선 안 돼”

중앙일보 2018.01.22 09:24
명성황후 생가. [중앙포토]

명성황후 생가. [중앙포토]

명성황후 피난처로 알려진 ‘양주 매곡리 고택’의 문화재 보존구역 내 단독주택 신축 허락을 거부한 문화재청의 처분에 대해 법원은 “문화재 주변 경관 보존ㆍ유지라는 공익이 원고가 입을 불이익보다 크다”며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고택 인근 토지 소유주 박모씨가 문화재청을 상대로 낸 현상변경 불허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1870년대 명성황후가 피난처로 지은 집인 중요민속문화재 ‘경기도 양주 백수현 가옥’ 주변에 사는 박씨는 2층 단독주택 단지를 짓도록 허용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백수현 가옥 외곽에서 100∼200m 떨어진 곳에 토지를 갖고 있었다. 이 토지는 문화재를 기준으로 500m까지 지정된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가운데 가장 엄격한 현상변경 허용기준이 적용되는 ‘보존구역’에 해당했다.
 
박씨는 2016년 10월 이 토지에 가구당 높이 7.3m인 2층 단독주택 10세대를 짓게 해달라며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현상변경허가 신청을 했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심의 요청을 받은 문화재위원회는 ‘진입 조망성과 문화재와의 일체성을 훼손해 역사문화환경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부결했고, 문화재청은 박씨의 신청을 불허했다. 이에 박씨는 문화재청장이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다며 작년 2월 소송을 냈다.
 
박씨는 “문화재에서 볼 때 해당 토지가 나무에 가려져 있고, 이미 주변에 다수의 민가와 펜션 등이 존재하며, 토지 원형을 보존하며 녹지를 조성하면 오히려 풍수지리학적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문화재청의 처분은 ‘보존구역에는 건물 신축이 불가능하다’는 현상변경행위 허용기준에 부합하고, 문화재 주변 경관의 보존ㆍ유지라는 공익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보다 커 보존구역 훼손을 예방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박씨가 보존할 계획이라는 녹지 부분은 전체 토지 면적의 약 31%에 불과하며, 10채에 이르는 2층 주택단지는 쉽게 문화재 방문객 등의 눈에 띌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박씨가 자신의 토지보다 문화재에 더 가까운데도 건축이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토지들은 제한된 범위의 건물 신축이 허용되며, 풍수 지리적으로도 마을에 해당해 신축에 문제가 없는 지역”이라고 부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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