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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구 스타’된 이재명 효과 … 전·현 금배지들 시장직 도전

중앙일보 2018.01.22 01:03 종합 14면 지면보기
이재명 성남시장이 30일 오후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이 배명복 대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30일 오후 성남시청 집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이 배명복 대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정치권에선 국회의원이 기초단체장보다 한 체급 위로 통한다. 기초단체장 출신이 의원직에 도전하는 건 왕왕 있어도 그 반대는 드물다. 특히 전직이 아니라 현직 의원이 금배지를 던져가며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건 전례가 없다.
 

인구 100만 안팎 성남·수원·고양
행정경험 쌓고 인지도 높일 기회
자기 사람 챙길 ‘자리’도 많아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성남 분당을·초선)이 이런 상식에 도전하고 있다. 김 의원은 2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기회가 되면 6·13 지방선거때 성남시장에 출마하고 싶다”며 “주변에서 출마하라는 권유가 많다”고 말했다. 만약 김 의원이 민주당의 성남시장 후보가 되면 선거 30일 전인 5월 14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김 의원 외에도 여권에선 성남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가 많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등이 꾸준히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사진) 현 시장이 경기지사 출마 뜻을 굳혀 무주공산인 만큼 민주당 경선은 상당히 치열할 전망이다.
 
성남뿐 아니라 수원·고양시 등 인구 100만명 안팎의 광역단체급 기초단체엔 국회의원 출신의 도전자가 즐비하다. 민주당 소속 염태영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선언한 수원에선 이기우 전 의원이 염 시장과의 당내 경선을 준비중이다. 야권에선 바른정당의 김상민 전 의원, 자유한국당의 박종희 전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고양시장에는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최성 시장에 맞서 자유한국당의 김태원·박보환 전 의원의 출마설이 나온다. 이밖에 남양주시장에는 민주당 최민희 전 의원, 부천시장에는 한국당의 차명진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전직 의원이 기초단체장에 나가는 건 2014년 지방선거 때 4선 출신의 안상수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이 창원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게 대표적 사례다. 노현송 서울 강서구청장도 17대 열린우리당 의원 출신이다.
 
전직 의원이 기초단체장에 출마하면 중앙정치 무대에선 한 발을 빼는 것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현직 의원이 의원직을 던져가며 기초단체장을 노리는 건 다른 차원의 얘기다. 경기 수원·용인·고양·성남·부천, 경남 창원과 같은 광역단체급 기초단체장은 재정도 풍부하고 자기 사람을 만들 수 있는 자리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국회의원보다 더 힘이 세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전직 의원은 “성남시장은 자기가 재량을 발휘해 쓸 수 있는 돈이 오히려 경기지사 보다 많다”며 “판교 테크노밸리 같은 장소까지 관할에 있기 때문에 행정 경험을 쌓기도 좋다”고 말했다.
 
특히 이재명 시장의 성공 사례가 벤치마킹 대상이 되면서 대형 기초단체장이 ‘전국구 스타’로 뜨는데도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 시장은 넉넉한 성남시 재정을 배경으로 무상 교복, 무상 산후조리 등 ‘무상 시리즈’를 추진하면서 정부와 충돌한 게 오히려 열성지지층을 만들었다. 이 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훨씬 높은 대중인지도를 누렸다. ‘이재명 효과’를 기대하고 현직 의원까지 기초단체장을 노리게 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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