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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테마주, 이젠 공매도 세력 ‘타깃’에 올라

중앙일보 2018.01.22 00:26 경제 7면 지면보기
지난주 카카오가 공매도로 몸살을 앓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9일 공매도 거래 비중으로 1위에 올랐다. 전체 주식 거래 대금 가운데 33.7%가 공매도였다. 
 

정부 입김 따라 급등락 거듭
시세 하락 노린 공매도 세력
지난해 연말부터 테마주에 집중
암호화폐 관련주 투자 신중해야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높은 비율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난 다음 일정 기간 후 주식을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가가 내려가야 이익이 난다. 공매도 물량이 몰렸다는 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암호화폐 관련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공매도도 집중되고 있다. [중앙포토]

암호화폐 관련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공매도도 집중되고 있다. [중앙포토]

17일과 18일에도 각각 1236억원, 1267억원 규모의 돈이 공매도 거래 대금으로 오갔다. 카카오가 코스닥에서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지난해 7월 10일 이후 가장 많은 공매도 물량이 이틀간 집중됐다. 
 
평소(지난해 7월 10일~올해 1월 19일 일평균 133억원)의 10배에 육박한다. 카카오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 투자로 주목을 받아왔다. 유상증자 계획도 공매도 증가에 한몫했지만, 결정적 이유는 정부의 거래소 규제였다. 
 
공매도가 급증하는 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는 살아 있는 옵션”이란 지난 16일 발언이 신호탄 역할을 했다.  
 
암호화폐 테마주가 공매도 세력의 ‘타깃’이 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35위에 올라있는 대형주 카카오 역시 한 사례에 불과하다. 코스닥 시장의 암호화폐 관련주는 줄줄이 공매도 투자자의 사정권에 들었다. 
 
암호화폐 테마주

암호화폐 테마주

17일 기준 옴니텔의 공매도 잔액은 8억5397만원으로 6개월 전과 비교해 41.6% 늘었다. 비덴트 공매도 잔액은 최근 6개월 사이 9억8550만원에서 49억2962만원으로 5배 급증했다.  
 
우리기술투자ㆍSCI평가정보ㆍ버추얼텍 같은 종목은 6개월 전만 해도 일일 공매도 거래량이나 잔액이 0에 머물 만큼 ‘공매도 무풍지대’였다. 
 
대부분이 동전주(동전 몇 개로 살 수 있는 주당 1000원 안팎의 종목)인 데다 거래 자체도 활발하지 않았다. 당연히 공매도 세력의 관심 밖이었다.
 
암호화폐 시세에 따라 변동이 심해진 관련 주식 종목의 변동도 심해졌다. 당국은 투자 주의를 당부한다. [중앙포토]

암호화폐 시세에 따라 변동이 심해진 관련 주식 종목의 변동도 심해졌다. 당국은 투자 주의를 당부한다. [중앙포토]

분위기가 급변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국내에서 암호화폐 열풍이 번지기 시작한 때와 맞아떨어진다. 이들 종목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한 사실과 계획이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다. 
 
암호화폐 시세와 정부 정책 따라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공매도도 따라 늘었다. 우리기술투자만 해도 지난해 8월 초까지 공매도 거래 잔액이 0원이었지만 이후 급증해 최근 10억~20억원대를 오가는 중이다.
 
남찬우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투자보호부장은 “한국ㆍ중국 등 암호화폐 과열 현상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국가가 늘면서 규제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암호화폐 자체는 물론 암호화폐 관련주 시세의 불확실성은 앞으로 더 커지겠다”고 전망했다. 
 
암호화폐 테마주로 불리는 대부분 주식은 거래소에 투자한 업체다. 남 부장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신규로 만들겠다는 업체도 급증하면서 테마주 가격이 정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고 이에 따라 공매도 거래 물량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암호화폐 관련주 투자에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증권사 ‘매도’ 보고서에 셀트리온 급락=공매도 세력의 집중 타깃이 됐던 셀트리온의 경우도 지난 일주일 동안 주가가 15% 넘게 급락했다. 외국계 증권사가 셀트리온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며 ‘매도’ 의견을 내면서다. 
 
지난 18일 셀트리온은 28만7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주일 전인 34만1500원과 견줘 15.7% 하락했다. 일본계 노무라증권은 셀트리온 종가(16일)가 34만7400원을 기록한 다음 날인 17일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셀트리온의 이익 상승세를 고려하더라도 30만원대를 웃도는 주가는 과도하다며 목표 주가를 23만원으로 제시했다. 19일 독일계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도 같은 이유로 셀트리온의 목표 주가를 8만7200원으로 책정했다. 현 주가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이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공매도(空賣渡)=없는(空) 주식을 빌려서 되판다(賣渡)는 의미.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종목의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판 다음에 주식으로 되사서 갚는 기법이다. 주가가 하락해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대량으로 주식을 사는 외국인ㆍ기관투자가가 주가 급락에 대비하기 위해 위험 회피(헤지) 용도로 공매도 거래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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