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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 4년여 만에 ‘셧다운’

중앙선데이 2018.01.21 01:00 567호 2면 지면보기
미국 연방정부가 1월 20일 자정(현지시간) 문을 닫았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3년 10월 이후 4년3개월 만의 셧다운(shutdown, 정부 폐쇄)이다. 미 상원은 19일 오후 10시 본회의를 열어 셧다운을 막기 위한 임시예산안을 놓고 표결했으나 찬성 50표, 반대 49표로 처리하지 못했다. 이후 공화·민주 양당 간 막바지 물밑 협상도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1주년(20일)을 셧다운과 함께 맞게 됐다.
 

임시 예산안 상원서 부결시켜
치안 등 최소기능 외 업무정지
“비자·여권 발급은 계속될 것”

예산안 통과를 위해서는 60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공화당(51석)에서조차 소수 이탈표가 나오면서 통과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불법이민 정책을 둘러싼 시각차가 가장 큰 요인이 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한 다카(DACA,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의 부활에 준하는 보완 입법을 요구하며 이를 예산안 처리에 연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프로그램을 3월 5일 종료할 방침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민 관련 법안과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이 무모한 요구를 고수하며 합법적인 시민을 인질로 삼고 있으나, 우리는 불법적 이민자의 지위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일부 진전을 이뤘는데, 강경파 공화당 의원들이 반발하자 대통령이 발을 뺐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번이 19번째다. 대부분 ‘여소야대’ 상황에서 발생했으나 이번에는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어났다. CNN은 “백악관과 의회를 같은 당이 지배할 때 연방정부 셧다운이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셧다운 사태에 따라 연방 부처와 기관들은 4년 전의 비상계획을 다시 꺼냈다. 국방과 치안, 항공 업무 등 국가 안위와 관련됐거나 우편·교통·보건 업무 등 시민 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기능을 제외하곤 정부 활동은 중단됐다. 셧다운 기간 연방 공무원은 무급 휴가로 처리된다.
 
당장 미국 비자 발급 업무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20일 웹사이트 안내문을 통해 “미국과 해외 공관에서 예정된 비자 및 여권 발급 등 영사 업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3년 셧다운 당시에도 비자 등 영사 업무와 통관·검역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관공서 업무가 시작되는 월요일(22일) 전에 협상이 타결되면 실질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야는 협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은 CNN 인터뷰에서 “앞으로 24시간 안에 합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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