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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비리’ 1심 무죄 박수환, 2심서 실형·법정구속

중앙일보 2018.01.20 01:13 종합 6면 지면보기
박수환. [뉴스1]

박수환. [뉴스1]

남상태(68)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연임 로비 대가로 거액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 및 사기)로 기소된 박수환(60·여·사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임 로비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뒤집히면서 박 전 대표는 법정 구속됐다.
 

“산업은행장과 친분 이용해 청탁
대우조선이 준 21억은 알선 대가”
재판부, 1심 뒤집고 2년6개월 선고
송희영 전 주필 판결에도 영향 줄듯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 정선재)는 이날 박 전 대표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하고 21억3400만원을 추징했다. 재판부는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인사 청탁 명목으로 돈을 수수한 것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의 쟁점은 박 전 대표가 대우조선으로부터 받은 21억3400만원이 청탁·알선의 대가인지, 단순 홍보대행비인지였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민유성(64) 전 산업은행장에게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청탁했고, 실제 연임(2009년 2월)이 성사되자 남 전 사장에게 돈을 요구했다. 남 전 사장은 착수금 5억원을 지급한 뒤 자신의 재임 기간(36개월)에 매달 4000만원을 지급했다. 1심 재판부는 청탁 대가가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재판부는 “남 전 사장은 산업은행의 분위기를 알아봐 달라고 한 것으로 알선이라 보기 어렵다”며 “박 전 대표가 실제 홍보·용역을 제공한 것을 보면 정당한 대금일 여지가 충분하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당시 대우조선 매각 무산으로 불안을 느낀 남 전 사장이 민 전 행장과 친분이 있는 박 전 대표에게 연임 청탁을 부탁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와 민 전 행장의 친분관계, 당시 남 전 사장이 처한 상황을 종합해 보면 박 전 대표와 남 전 사장 사이에는 연임 청탁을 대가로 ‘큰 건’을 준다는 묵시적 합치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과거 맺은 세 차례 계약은 월 1000만원 수준에 불과하고 착수금도 없었으며 대부분 1년 미만이었다”며 “연임 이후 계약 기간과 액수가 이례적으로 늘어나 합리적 홍보 용역의 대가로 보기에 과다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표가 2009년 자금 위기 상황에 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상대로 민 전 행장에게 청탁해 주겠다며 11억원을 챙긴 혐의(사기)에 대해선 “청탁할 의사가 없었는데도 해 줄 것처럼 속였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박 전 대표는 송희영(64) 전 조선일보 주필에게 기사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수표, 현금, 골프 접대 등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연임 청탁 행위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이 사건 재판부의 심증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송 전 주필에게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648만원, 박 전 대표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개인의 이익과 즐거움을 위해 언론인의 책무를 저버림으로써 업무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현저히 손상했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의 1심 선고는 오는 2월 13일 열린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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