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 속으로] 가축 세포로 고기 만드는 세상이 온다

중앙일보 2018.01.20 00:02 종합 21면 지면보기
4차 산업혁명 2018

4차 산업혁명 2018

4차 산업혁명 2018
박혜민·서지은 외 지음

인공지능이 바꿀 미래 잇단 예측
현장 기자들의 생생한 취재 모아

불평등 심화 등 부작용 대비해야
시민 참여 민주주의 확대 제안도

북오름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박재용 지음
뿌리와이파리
 
손자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고 말했다. 우리에게 닥친 4차 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

세계경제포럼(WEF) 일자리 보고서는 2020년까지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 15개국의 사무행정·생산제조 등의 분야에서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컴퓨터·수학 등에서 2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 결과적으로 5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한국고용정보연구원도 국내 일자리의 60%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런 암울한 예측과는 대조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과거 1·2·3차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화 한국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지난 250년 동안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200차례 이상 있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2018』과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는 4차 산업혁명의 실상이 어떤 것인지, 개인과 국가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하지만 두 책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4차 산업혁명 2018』은 코리아중앙데일리 경제산업부 박혜민 부장과 9명의 기자가 4차 산업혁명의 현장을 1년 이상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담았다. 책은 산업·라이프·문화 영역으로 나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의 현주소를 소개하고 미래상을 제시한다. 의사를 대신하는 AI, 난치병을 치료하는 유전자가위, 개인에 맞춘 피트니스 서비스, 스스로 달리는 스마트 자동차, 투자 상담 로봇 등 우리 삶에 성큼 다가온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나아가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하면 가축 세포로 만든 배양육을 섭취해 공장식 축산 문제를 해결하고, AI와 빅데이터로 재난을 사전에 예측해 인명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다고 전한다. AI·사물인터넷(IoT) 등이 연결되는 초연결사회는 해커 공격에 취약한 만큼 보안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점을 지적해, 균형을 잡으려 했다.
 
영화 ‘엑스 마키나’에 나오는 매력적인 여성 외모의 AI. 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다. [중앙포토]

영화 ‘엑스 마키나’에 나오는 매력적인 여성 외모의 AI. AI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다. [중앙포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의 전도사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과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이끈 헤닝카거만 공학한림원 회장 인터뷰, 한국의 혁신 기업가 20명의 인터뷰를 함께 실어 4차 산업혁명 최전선을 살폈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AI·빅데이터·유전자가위·자율주행차·드론 등의 산업을 각종 규제로 옥죄고 있음에도 혁신기업가들이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한국의 장래가 어둡지 않다는 위안을 얻게 된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는 장밋빛 전망에 가려진 어두운 이면도 존재한다. 핵심은 역시 인간의 일자리 위협이다. 과학 저술가 박재용씨가 쓴 『4차 산업혁명이 막막한 당신에게』는 4차 산업혁명으로 생산 공정이 자동화되면 많은 사람이 직장을 잃게 될 것으로 본다. 특히 고도로 전문화된 연구 분야에서 새 일자리가 생겨나겠지만, 대다수 저숙련 노동자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전망했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내용이다.
 
저자는 부제 ‘여전히 불행할 99%를 위한 실전 교양’이 시사하듯 신석기 혁명부터 산업혁명, 21세기의 여러 가지 혁신 사례들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기보다 자본 논리에 따라 움직이며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켜왔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저자는 4차 산업혁명 과정에서만큼은 인간다운 삶에 대한 논의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런 삶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고, 인터넷을 통해 연대를 강화하며, 노동시간을 줄이고 충분한 기본소득을 보장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인지를 떠나 포기할 수 없는 목표들이다.
 
슈바프는 『4차 산업혁명 2018』에 실린 인터뷰에서 “모든 혁명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승자는 힘겨운 이들을 배려하고 불운한 이들에 연대감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 사회적 차이를 단번에 치유할 묘책은 없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미래를 유토피아로 만드느냐, 디스토피아로 만드느냐는 문제는 결국 우리의 대응에 달렸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