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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설명하려다 "장사 안 된다” 짜증 들은 장하성 정책실장

중앙일보 2018.01.18 21:11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듣고자 현장 방문에 나섰다가 어려운 경기 현실과 맞닥뜨렸다. 장 실장은 이날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 1인당 월 13만원씩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등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을 찾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의견 청취 및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 일대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8일 최저임금 관련 소상공인 의견 청취 및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를 위해 서울 관악구 신림사거리 일대 상점가를 방문해 상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청와대 페이스북]

 
 장 실장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사장님과 종업원 2명이 근무하는, 테이블이 10개 정도 놓인 분식집이었다. 장 실장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지만, 종업원은 “말씀하세요. 간단하게”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이 종업원은 “요즘에 장사가 안돼서 짜증 나 죽겠다”며 “사람들이 임금 올라간다고 좋아는 하겠지만, 장사가 잘돼야 임금을 올라도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가게 건너편에 걸린 일자리 안정자금 홍보 현수막을 가리키며 “사장님이 임금을 올리면 1인당 13만원씩 정부가 준다. 그건 사장님이 신청하셔야 한다”고 말을 꺼냈다. 설명을 듣던 종업원이 신용카드 전표를 보여주며 카드 수수료가 너무 높다고 하소연했다. 장 실장은 “지금 카드 수수료도 내려드렸고 카드 단말기 공급하는 회사가 1건당 95원 받고 있는데, 그것도 대폭 내렸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결제금액과 상관없이 정액제로 1건당 95원을 부과하던 것에서 7월부터는 결제금액의 0.2%를 내는 정률제로 바뀌는 정책을 소개한 것이다.
 
 종업원은 볼펜을 가져와 숫자를 적으며 장 실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장 실장은 “앞으로 재계약하실 때 지금 임대료보다 5% 이상 못 올리게 하는 제도도 이달 말부터 시행이 된다”도 말했다. 재계약할 때 임대료 인상률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임대료 상한제를 설명한 것이다. 장 실장이 “지금 자영업 하시는 대부분 분이 이 내용을 모른다. 사장님과 주변에 가게 하시는 분들에게 설명해달라”고 부탁하자 종업원은 그제야 웃으며 “잘 들었다”고 답했다.
 
 분식집에 이어 정육점을 찾은 장 실장은 부챗살과 채끝살을 구매한 뒤 “최저임금이 올라서 종업원 쓰시는 자영업자들 부담이 크다고 해서 왔다”고 했다. 마트에 들러 딸기와 요구르트 등 1만2200원어치를 구매한 뒤엔 계산대에서 마트 사장과 대화를 했다. 그는 “카드수수료 인하도 저희가 느끼기에는 생색내기로 보인다"고 호소했다.
 
 이어 인근 카페에서 열린 소상공인과의 간담회에 참석한 장 실장은 “고소득은 돈을 더 많이 벌어도 추가로 돈을 쓰는 비율이 낮지만, 저소득층은 추가 소득이 생기면 물건을 사는 소비성향이 훨씬 높다”며 “최저임금을 늘리면 소비가 늘어나 장기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거다. 저는 올해 하반기쯤 가면 그 효과가 분명히 나올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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