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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서 열리는데 굳이 왜 지금… 참 수상한 '마식령'

중앙일보 2018.01.18 15:37
스키계 "마식령 스키장 남북 합동훈련? 굳이 이 시기에 왜..."
 
평창 겨울올림픽 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통해 남북 합동 훈련이 진행될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왼쪽). 북측의 전종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향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평창 겨울올림픽 관련 남북 실무회담을 통해 남북 합동 훈련이 진행될 강원도 원산의 마식령 스키장(왼쪽). 북측의 전종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집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향하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중앙포토, 연합뉴스]

 
"취지는 좋지만, 굳이 왜 이 시기에…."
 
17일 평창 겨울올림픽에 관한 남북 차관급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된 내용 가운데 주목을 끈 건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선수들의 합동 훈련을 추진한다는 내용이었다. 남북은 이달 말 강원도 원산시에 지난 2013년 12월 준공된 마식령스키장(약 1400만㎡ 규모)에서 1박 2일간 공동 훈련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무회담의 남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올림픽 출전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이 아닌 대한스키협회에 소속된 역량 있는 선수를 중심으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방안에 대해 대한스키협회의 류제훈 국제국장은 "3년 전부터 평창올림픽을 대비해서 협회 차원에서 준비해왔던 프로젝트"라면서 "긍정적인 면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맹과 협의 없이 정부가 먼저 나서 남북 단일팀을 추진한 여자 아이스하키 사례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이 마식령 스키장 이용과 남북 합동 문화행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마식령스키장은 총 면적 약 1,400만 평방미터에, 슬로프 총길이는17,580m 이고 40~120m 의 폭을 가진 10개의 스키주로가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원산시 마식령 스키장에 인공눈이 뿌려지는 모습. [뉴스1]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남북 대표단이 마식령 스키장 이용과 남북 합동 문화행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마식령스키장은 총 면적 약 1,400만 평방미터에, 슬로프 총길이는17,580m 이고 40~120m 의 폭을 가진 10개의 스키주로가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원산시 마식령 스키장에 인공눈이 뿌려지는 모습. [뉴스1]

 
그러나 스키계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급작스럽게 진행되는 남북 합동훈련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우려하는 이가 많았다. 국가대표 출신 A 전 감독은 "최근 마식령 스키장을 다녀온 중국 스키 관계자들로부터 '코스가 좋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정선알파인경기장, 용평알파인경기장 등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코스가 엄연히 있는데 굳이 그곳에서 지금 시점에 우리 선수들이 합동훈련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직 어떤 팀이, 어느 정도 규모로 갈 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가대표 상비군이나 청소년대표팀 선수가 파견될 가능성이 크다. A감독은 "상비군 선수들의 경우 올림픽에 나가진 못하지만 경기 전 설질을 테스트하는 전주자로서 올림픽에 참여한다. 전주자도 역시 사전 훈련을 하는 등 올림픽 준비를 해야 한다. 일정에 방해가 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팀 B코치는 마식령 스키장 코스의 안전 문제를 제기했다. 마식령 스키장엔 40~120m의 폭을 가진 10개의 코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코치는 "국제대회 코스는 선수들이 잘 미끄러져 내려오기 위해 얼음처럼 단단하게 다져야 한다. 그러나 마식령 스키장에선 아직 국제 대회가 열린 적도 없다. 제설 장비 등 시설도 열악해 국제 수준의 설질을 만들었을지도 의문"이라면서 "훈련 차원이라고 하지만 선수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A감독도 "일반 스키장은 보통 3월에 문을 닫는데 마식령 스키장은 5월 말까지 운영한다고 들었다. 외국에 갈 필요 없이 4~5월에 합동 훈련을 한다면 좋을 텐데 지금 이 시기에 굳이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마식령 스키장. [중앙포토]

마식령 스키장. [중앙포토]

 
합의 후 10일 안에 합동 훈련이 추진되는 만큼 운영이 원만하게 이뤄질지 우려도 제기됐다. 남자팀 C 감독은 "선수단을 급조한 뒤 북한에 가라고 하면 누구든 달갑지 않을 것"이라면서 "청소년 선수를 파견한다면 학부모들도 고민할 것 같다. 2008년엔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 피살 사건도 있었는데 선수들의 신변 안전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스키협회 임원을 지낸 D씨는 "굳이 남북 스키 교류를 하려면 합동 훈련캠프나 기술 교류 등을 통해 국제 대회에 함께 나가는 정도가 바람직하다. 좋은 취지라고 하지만 제대로 만든 코스인지 확인도 안 된 곳에서 무작정 합동훈련을 추진하는 건 선수들의 기술 향상에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정치적인 쇼로만 끝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북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진행"   (서울=연합뉴스)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11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11개항의 공동보도문에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은 북한 마식령스키장. 2018.1.17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18-01-17 22:40:58/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남북 "금강산 합동문화행사…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진행" (서울=연합뉴스)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를 위한 차관급 실무회담에서 11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11개항의 공동보도문에는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 전 북측 금강산 지역에서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북측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선수들의 공동훈련을 진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은 북한 마식령스키장. 2018.1.17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2018-01-17 22:40:58/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북한 알파인 스키의 국제 경쟁력은 남한에 크게 뒤진다. 북한 알파인 스키 선수가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건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남자 대회전에 나선 김철룡(67위)과 여자 회전에 출전한 최미옥(38위)이 마지막이었다. 18일 현재 국제스키연맹(FIS)에 등록된 북한 알파인 스키 현역 선수는 16명에 불과하다. 남자부의 차금철(35)·최명광(28)과 여자부의 임정희(20)·김련향(26) 등이 지난해 3월 이란 다르반드사르에서 열린 FIS 레이스 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다. 그러나 세계랭킹에선 여자 종합 1910위에 올라있는 김련향이 가장 높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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