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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기숙사 지키는 경비에게 "넌 개값도 안돼" 폭언한 교수 손 들어준 법원

중앙일보 2018.01.18 10:42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뉴스1]

이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뉴스1]

"건방진 XX, 넌 때려도 개 값도 안 돼서 안 때려"
 
여학생 기숙사에 무단 침입하다 제지를 받은 동국대 교수 A씨가 경비원에게 폭언을 한 일로 학교 측의 징계를 받았다. 그런데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8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전날 행정법원 제5부(부장 강석규)는 "평생 직업으로 삼아 온 교수의 지위를 박탈하는 징계는 과도하다"며 "경비원에게 폭언한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높지만 우발적으로 발생했고 사건 이후 사과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2016년 10월에 발생했다. A교수(61)는 학교 근처에서 술을 마시다 대학원생 B씨를 불렀다. 그리고 자정 가까운 시간, B씨를 방까지 데려다 주겠다며 여학생 기숙사로 함께 들어갔다. 남성은 출입할 수 없는 곳이지만 출입카드를 두번 찍는 방식으로 허가 없이 들어갔다. 
 
A씨는 B씨의 방에서 몇 분간 머물렀다고 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려다 기숙사 1층 로비에서 경비원과 맞닥뜨렸다. 경비원은 "외부인 통제 구역인데 어떻게 들어왔냐"고 경위를 물었고 A씨는 경비원과 실랑이를 벌이다 "싸가지 없는 XX, 어디 교수한테 덤벼"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 
 
사건이 알려진 뒤 A씨는 교원징계위원회에 회부됐고 학교로부터 해임을 당했다. 그러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가 A교수에 대해 '해임 수준의 징계는 과하다'고 판단해 A씨는 해임취소 처분을 받게 됐다. 
 
학교 측은 '소청위의 해임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폭언 뿐 아니라 학생 손을 잡고 기숙사 방에 들어가 몇 분간 머무른 점, 기숙사 관리 조교에거 출입 허가를 받았다고 거짓말 한 점 등 비위가 심하고 고의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A씨는 "짐을 들어다 주고 돌아간 것"이라며 "학생을 살뜰히 보살피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맞섰다. 자신의 근무 성적이 훌륭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학과 동문회장도 나서 A씨를 처벌해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그는 "A씨가 수많은 기행으로 비난의 대상이 됐고 지위를 이용한 성희롱과 성추행을 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평소 품행은 당초 징계 사유에 포함되지 않았고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래 학교 측 징계 사유에는 여학생 신체 접촉 행위도 포함됐지만, 진술에 심적 부담이 큰 학생 입장을 고려해 빼는 바람에 A씨의 성희롱 의혹은 조사되지 못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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