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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초기 투자 17만원으로 1억원 벌어” 실체 알고보니

중앙일보 2018.01.18 06:44
최근 암호화폐 투자 광풍을 노린 사기 범죄가 횡행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의 차이나타운으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내 환전소. 차이나타운 곳곳의 환전소 중 일부는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와 환치기를 통해 ‘뉴 차이나머니’의 송금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차이나타운으로 꼽히는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내 환전소. 차이나타운 곳곳의 환전소 중 일부는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와 환치기를 통해 ‘뉴 차이나머니’의 송금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6년 7월 1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약 6개월간 가상화폐 투자사기로 검거된 인원은 126명(41건, 구속 16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유령 거래소를 만들어 투자금을 가로채는 등 암호화폐를 매개로 한 신종 사기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중국 국영은행에서 발생한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1만 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5100여명에게 315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을 적발했다. 이들은 2014년 12월부터 반년 동안 서울 강남구 등 전국에 암호화폐 판매센터 79곳을 차리고 투자자를 모집해 거액의 투자금을 가로챘다. 피해자들은 “암호화폐에 돈을 넣으면 억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투자금을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경찰청도 지난해 11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꼬드겨 투자금 일부를 가로챈 일당을 검거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암호화폐 설명회를 열어 “비트코인에 투자하면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며 “초기 투자자는 17만원으로 1억원을 벌었다”고 투자를 조장했다. 피해액은 380억원이며 피해자 규모도 수천 명에 이른다.
 
암호화폐를 수집하는 목적으로 개조한 고성능 컴퓨터, 일명 ‘채굴기’를 미끼로 한 사기 범죄도 발생했다.
 
인천지검은 지난달 20일 이더리움 채굴기 운영대행 업체 마이닝맥스의 회계관리를 전담하는 계열사의 이사 김모(34)씨 등 18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미국으로 도주한 마이닝맥스 대표 박모(55)씨 등 7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최상위사업자 4명은 지명수배했다. 또 계열사 대표로 있으면서 마이닝맥스의 홍보를 담당한 ‘오늘 같은 밤이면’의 가수 박정운(55)씨 등 3명은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이더리움을 생성할 수 있는 채굴기에 투자하면 많은 수익금을 암호화폐로 돌려주겠다고 속여 투자자를 모집해 1만8000여 명으로부터 27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투자한 한 30대 남성은 결혼 자금 2500만원으로 채굴기를 샀다가 아무런 이익도 거두지 못했고, 한 퇴직자는 퇴직금 5000만원을 모두 날리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 빈번한 가상화폐 투자사기 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암호화폐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신종 투자사기 범행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며 “범행 대부분은 선순위 투자자가 고수익을 미끼로 후순위 투자자를 모집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배재성 기자 honogod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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