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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정치보복” 성명, 전두환 ‘골목 성명’과 닮은꼴?

중앙일보 2018.01.18 06:19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오종택 기자, 중앙포토.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과 1995년 12월 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전두환 전 대통령. 오종택 기자, 중앙포토.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여권의 적폐청산 작업에 대해 반격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의 발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자택 앞에서 자신을 향한 수사에 반발하는 의미로 발표했던 ‘골목 성명’과 닮은꼴이라는 해석이 많다.
 
측근들과 함께한 성명 발표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수석들과 장관들이 한 줄로 서서 이 장면ㅇ르 지켜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과 관련된 검찰의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수석들과 장관들이 한 줄로 서서 이 장면ㅇ르 지켜보고 있다. 오종택 기자

17일 이 전 대통령은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공식 성명을 발표하기 전 오전부터 측근들과 회의를 하면서 성명서 내용을 가다듬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수석들과 장관들이 한 줄로 서서 이 장면을 지켜봤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많은 보도진과 측근들에 둘러싸여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많은 보도진과 측근들에 둘러싸여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 전 대통령 역시 연희동 자택 앞에서 측근들과 나란히 서서 “심히 비통한 마음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검찰 수사는 정치 보복”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전 대통령은 “국민들이 보수를 궤멸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한풀이 수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최근의 역사 뒤집기와 보복 정치로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린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 전 대통령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현 정부까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고 타도와 청산의 대상으로 규정한 것은 좌파 운동권의 일관된 주장이자 운동 방향”이라며 “현 정부는 과거 청산을 무리하게 앞세워 이승만 정권을 친일 정부로, 3공화국·5공화국·6공화국은 내란에 의한 범죄집단으로 규정하여 과거 모든 정권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진상규명을 위한 것이라기보다 현 정국의 정치적 필요에 따른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강조하며 과거 청산을 비판한 점이 유사하다.  
 
“책임은 내가 지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던중 기침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 수사 등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던중 기침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에 일어난 모든 일의 최종책임은 저에게 있다.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들을 짜맞추기식 수사로 괴롭힐 것이 아니라 나에게 (책임을) 물으라는 것이 제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 같은 입장이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 대답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오전 9시 연희동 자택 앞 골목에서 대국민성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전 전 대통령 역시 “12·12를 포함한 모든 사건에 대한 책임은 제5공화국을 책임졌던 저에게 모두 물어주시고 이 일을 계기로 여타의 사람들에 대한 정치 보복적 행위가 없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의 소환 요구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으나 이튿날 밤 구속 영장을 들고 찾아온 검찰에 압송됐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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