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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 동업은 망한다

중앙일보 2018.01.18 06:00 경제 8면 지면보기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13) 
결혼하면서 헤어질 것을 대비하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부부가 이별한다. 이별의 이유는 다양하다. 성격 차이, 신뢰를 흔드는 행위, 죽음…. 동업과 공동 창업도 처음부터 헤어질 것을 예상하지 않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갈라서기도 한다. 
 

동업자끼리 권력자 만들고 의사결정 내려야
갈등 회피하는 결정 내리면 최악의 결과
의견차이 인정하는 소통 분위기 만들어야

회사가 힘든 상황에서 공동 창업이 깨지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회사가 수익을 내며 본격 성장궤도에 올라설 때 “이젠 고생한 것을 보상받아야겠어. 특히 이 성공은 내 업적이 더욱 컸지”라며 공동창업자들끼리 다투는 경우가 있다. 결국 공동 창업이 깨지면서 회사와 투자자가 함께 침몰하는 기막힌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갈등은 어찌 보면 관계가 이어지는 한 끝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결혼한 부부가 갈등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서로 별거 중이거나다. 동업의 경우도 마찬가지. 동업 관계에서 자주 벌어지는 갈등의 종류를 살펴보자.
 
 
갈등은 어찌 보면 관계가 이어지는 한 끝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진 pixabay]

갈등은 어찌 보면 관계가 이어지는 한 끝없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사진 pixabay]

 
동업자 한 명은 5억원을, 다른 한명은 10억원을 벌고 싶다면 기업의 성과 등에서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수입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에 차이가 나는 동업자들도 사업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얼마나 벌어야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금액 기준과 개인 수입에 대한 기대치 등은 사전에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결과가 중요하다고 해도 동업자로서 노력은 개인적 업무 스타일의 차이(하나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100시간을 투입한 사람 vs 10시간을 투입한 사람)와 회사에 대한 애정의 차이 등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진다.


 
노력에 대한 보상과정서 갈등 생겨
노력의 차이는 의도하지 않은 외부 환경적 요소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예를 들어 고객사의 UI 개선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영업팀과 개발팀이 함께 일한다고 하자. 간단한 기술적 수정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개발을 끝냈다. 그러나 실제 고객은 제품 사양이 아닌 자기 회사의 영업 이슈를 함께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영업 쪽에 상당한 수고와 노력이 들어가게 되고, 상대적으로 개발 쪽은 별로 일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갈등의 뿌리는 보상 정도의 차이에 있다. 투입한 노력보다 적게 가져가는 것 같다는 섭섭함이 생길 수 있다. 노력과 시간은 내가 더 투입한 것 같은데 성과는 50 대 50으로 나눈다면 불만이 싹튼다. 이를 방지하려면 사전에 해당 이슈에 대한 명확한 기대치를 설정해 각자의 업무가 무엇인지 자세히 정의하고, 진척상황에 따라 기대치와 담당 업무를 수정 보완하는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기 할 일만 하고 상대방에게 넘기면 끝이라는 식의 이분법적 업무처리방식은 동업에서 절대 금해야 한다.
 
3명 이상의 동업 관계에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가 하는 지저분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잘못하면 오랫동안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더 나은 파트너를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여기면 도움이 된다. 이럴 때 함께 논의하고 회사와 우정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행복하게 이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함께 논의하고 회사와 우정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행복하게 이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 Freepik]

함께 논의하고 회사와 우정을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해 행복하게 이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 Freepik]

 
창업가는 기본적으로 꿈이 크다. 명확한 사회적 가치를 정립하지 않으면 그 꿈은 통제 불가능한 욕망이 되기도 한다. 이 욕망이 시기와 질투를 만나게 되면 창업자의 눈과 귀를 멀게 한다. 언론에 자주 나오려 하고, 멋지게 강연기회를 가지려고 하거나, 주요 고객과 투자자를 만나려고 하면 시기와 질투를 부른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CEO가 유명세와 외부 활동에 취해 있으면 바로 빨간 버튼이 눌러진다. CEO는 더욱 겸손하고 겸허한 자세로 다른 동업자에게도 같은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그 동업자도 향후 회사가 성장하면 언제든지 같은 기회가 생길 수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경영은 전적으로 내가 맡고, 기술개발은 전적으로 다른 사람이 맡아 각자의 분야에서 의사결정을 책임진다는 동업관계에선 각각의 업무 분야가 오버랩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때 최종 의사결정에서 각각의 동업자가 동등한 파워를 갖고 있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만장일치제, 공동대표 또는 각자 대표가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극도의 제한적 자원으로 빠르게 실험하고 학습하며 성장해야 하는 스타트업의 의사결정은 매우 힘든 과정이다. 상황에 맞는 올바른 전략이라는 것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명확해져 동업자끼리 의견 일치를 볼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다.
 
서로 동등한 권력을 가진 동업자끼리 창업을 하면 최악의 결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동등한 권력을 존중한다며 갈등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무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아무도 좋아하지도 않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제품 개발의 과정에서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창업자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제품을 어떤 고객이 제값을 주고 구매하고 기뻐하며 사용할까?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대표적인 두 가지 경우는 자금이 떨어지거나, 내부 경영진의 갈등 때문이다. [사진 bigsmile]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대표적인 두 가지 경우는 자금이 떨어지거나, 내부 경영진의 갈등 때문이다. [사진 bigsmile]

 
특히 이른 시간에 놀라운 성장을 이뤄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투자자에게 투자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스타트업에게는 이런 동업 관계는 부정적이다. 동업자들의 어정쩡한 의사결정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로막을 뿐이다. 임직원이 없는 창업 초기엔 명확한 의사 결정권자를 두지 않은 경우에도 동업자끼리 만장일치 또는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임직원을 채용해 조직이 커지면 체계적인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문을 닫는 두 가지 대표적인 경우가 있다. 자금이 떨어지거나, 내부 경영진의 갈등 특히 동업자끼리의 갈등 또는 의견 차이 때문이다. 갈등은 제품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결정할 때나 역할이 중복될 때 드러나기 시작한다. 특히 동업자들이 서로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갖는 CEO를 원하는 경우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따라서 동업자 중 누군가에게 중요 의사결정권을 전적으로 위임한다는 계약관계를 가능한 창업 초기 단계에 설정해 놓는 것이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는 길이다. 필요하다면 회사 지분과 상관없이 CEO를 선정해도 좋다.
 
의사결정권을 갖는 동업자를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동업하는 이유는 상대방이 똑똑하고, 지혜로우며, 신뢰가 가고, 미래가 보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동업자들도 CEO의 간섭 없이 자신의 책임으로 맡은 분야에서 고유의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한다. CEO를 포함해 회사 경영진 모두가 반대 의견과 다른 시각을 활발히 제시하지 않는 기업은 사실상 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능성 있는 기업일수록 수많은 반대 의견이 있음은 당연하다.


 
CEO와 갈등은 외부 자문으로 풀어야
CEO보다 똑똑한 사람이 많은 기업은 절대 망할 수 없다. 그러나 절체절명의 순간 CEO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다른 동업자는 그런 의사결정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겠다는 약속과 각오가 필요하다.
 
 
CEO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다른 동업자는 그런 의사결정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야겠다는 약속과 각오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CEO는 단호하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다른 동업자는 그런 의사결정에 무한한 지지를 보내야겠다는 약속과 각오가 필요하다. [사진 Pixabay]

 
CEO가 어떤 특정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가진 동업자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 모두가 신뢰하는 외부 전문가 또는 멘토에게 자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업자 모두가 동등한 지식과 경험 수준을 갖고 있거나 무지한 분야의 경우에도 멘토나 컨설턴트에게 자문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이룰 수 있고, 서로의 의견이 왜 달랐는지 학습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갈등을 통한 분쟁을 막으려면 상시 소통이 최고의 방법이다. 소통을 통해 상대의 생각과 고민을 즉각적으로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바쁘게 사업을 하다 보니 동업자 간 소통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서로 무관심하게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다. 소통을 통해 서로의 필요와 갈등을 이해하고, 사업 초기 함께 공유했던 비전을 굳게 되새긴다면 어떻게든 갈등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혁신은 스타트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이다. 혁신은 다양성에서 나온다. 다양성은 다름을 인정해야 생긴다. 의견 차이를 부정하는 순간 조직의 갈등은 해결될 수 없다. 사업을 그만두어야 하는가, 지속해야 하는가를 결정해야 하는 고난의 시기엔 의견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떠나기도 할 것이다. 의견 차이로 인해 다른 서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섭섭하기는 하겠지만, 그게 인생이다. 의견 차이에서 오는 갈등을 부정하고 죄악으로 여긴다면 성공적 경영은 물론, 인생을 살아가는 것도 힘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의견 차이와 충돌은 고통이 아닌 창업하는 사람이 견뎌내야 할 통과의례다.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인하대 겸임교수 jkim@amplus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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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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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상 김진상 앰플러스파트너스(주) 대표이사 및 인하대 겸임교수 필진

[김진상의 반짝이는 스타트업] 창업의 길은 불안하고 불확실성이 가득합니다. 만만히 봤다가 좌절과 실패만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풀고 싶어하는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그 창업은 돈이 되고 성공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소용돌이치는 기업 세계의 시대정신은 스타트업 정신입니다. 가치, 혁신, 규모가 그 키워드입니다. 창업에 뛰어든 분들과 함께 하며 신나는 스타트업을 펼쳐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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