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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날파리 날아다니고 빛이 번쩍 번쩍 '비문증'

중앙일보 2018.01.18 02:00
강경복의 시시각각(視視覺覺)(5)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닌다거나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증상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이 있습니다. 눈을 움직일 때마다 따라 움직여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책을 보기가 힘들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나이들어 유리체가 뭉쳐져 생기는 증세
큰 문제 없지만 다른 눈 질환 동반 가능성
그냥 두지 말고 꼭 정밀 안저검사 받아야

모양은 이름 그대로 날파리와 비슷하거나 실오라기, 머리카락, 아지랑이, 점처럼 보일 수 있으며 때로는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같기도 합니다.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보았을 때 더욱 뚜렷하게 보입니다. 비문증의 한자 ‘飛蚊症’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날아다니는 모기가 보이는 증상이라는 뜻입니다.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보았을때, 날아다니는 모기가 보이는 증상을 '비문증'이라 한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맑은 하늘이나 하얀 벽, 하얀 종이를 배경으로 보았을때, 날아다니는 모기가 보이는 증상을 '비문증'이라 한다. [사진 유튜브 영상 캡쳐]

 
큰 것이 하나만 보이는 경우도 있고, 여러 개의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떠다닐 수 있습니다. 무수히 많은 점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빛이 번쩍이는 증상이 동시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섬광 증상은 어두울 때 더 잘 보이지만 눈을 감고 있어도 나타납니다.
 
날파리증은 눈 속을 채우는 유리체에 변화가 오면서 생기게 됩니다. 유리체는 계란의 흰자와 같이 끈적끈적하며 눈 속 공간을 꽉 채우고 있으며, 망막(눈 안쪽 벽에 붙어 있는 얇은 신경막으로 카메라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함)과 붙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유리체는 녹거나 뭉쳐서 점점 쪼그라들다가 결국 망막에서 떨어져 나오게 되는데 이때 유리체 혼탁이 생기며 이것이 날파리증을 일으킵니다. 빛이 번쩍이는 증상은 떨어져 나온 유리체가 망막을 잡아당기거나 건드려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60~70대 대부분 생겨
60~70대가 되면 대부분의 사람에게 이러한 현상이 생깁니다. 그러나 근시가 심하면 더 일찍 생길 수 있으며 20~30대에도 올 수 있습니다.
 
 
유리체 혼탁이 시신경 옆에 보이는 모습. [사진 강경복]

유리체 혼탁이 시신경 옆에 보이는 모습. [사진 강경복]

 
날파리증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정밀 망막검사(안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그냥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 생각하면 안 됩니다. 정밀 망막검사는 동공을 확장해 특수렌즈를 통해 눈 속을 구석까지 자세히 확인하는 검사를 말합니다. 이러한 검사를 하고 나면 확장된 동공이 원래의 크기로 다시 줄어들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눈이 부시고 흐려 불편하지만 그래도 꼭 받아야만 합니다.
 
정밀 안저검사를 하는 목적은 날파리증 유무를 보려는 것이 아닙니다. 날파리증과 같이 생길 수 있는 망막열공이나, 날파리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눈 질환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날파리증은 대부분 노화 현상으로 나타나지만 당뇨망막병증·망막혈관폐쇄·외상·눈 속 염증이 있을 때도 생길 수 있습니다.
 
유리체는 망막과 붙어 있는데 특히 망막혈관이나 시신경주위에 강하게 붙어 있습니다. 유리체가 떨어지면서 망막이 같이 찢어지거나(망막열공), 망막 혈관이 찢어져 유리체출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망막은 찢어지더라도 아프지가 않고, 망막박리로 진행하지 않는 한 시력 변화도 없으므로, 검사로 확인해야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망막열공을 미리 발견해 레이저 치료를 하면 망막열공이 망막박리로 진행하는 것을 대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쳐 망막박리가 생기게 되면 큰 수술이 필요하며 심한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망막열공(망막 찢어짐)으로 레이저 치료한 후 안구 상태. [사진 강경복]

망막열공(망막 찢어짐)으로 레이저 치료한 후 안구 상태. [사진 강경복]

망막이 박리된 모습. [사진 강경복]

망막이 박리된 모습. [사진 강경복]

 
처음 날파리증이 생겨 검사를 받아 이상이 없었더라도 증세가 더 심해지거나 빛이 번쩍이는 증상이 생기면 다시 정밀안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유리체의 변화는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올 수 있고, 그때마다 망막열공이나 박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증상이 있으면 즉시 정밀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 떠다니는 물체의 개수가 많거나 점점 많아지거나 빛이 번쩍이는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  (망막열공,  망막박리, 유리체 출혈 등의 초기증상일 수 있으므로)
- 시야 주변부에 검게 가려 보이는 부분이 생겨 점점 커지면서 중심부로 진행하는 경우 (망막박리의 증상)
- 날파리증과 함께 눈 통증, 충혈, 시력저하가 같이 있는 경우 (눈 속 염증인 포도막염의 증상)
 
눈에 뭔가 아지랑이 같은 것이 보이고 빛이 번쩍이는 증상으로 안과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 날파리증이 아니라 편두통 증상인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때 보이는 아지랑이는 눈의 움직임에 따라 왔다 갔다 하지 않습니다.
 
톱니 모양이나 지그재그로 번쩍이는 빛이 커지기도 하고 그 부분이 안 보이다가 몇 초에서 몇 분 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두통이 생깁니다. 때로는 두통 없이 시각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으면 날파리증은 치료가 필요 없습니다. 처음에는 성가시고 불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리체 혼탁이 옅어지거나 위치가 바뀌고 적응이 되면 대개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정상인의 시야와 비문증 환자의 시야.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블로그 캡쳐]

정상인의 시야와 비문증 환자의 시야. [사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블로그 캡쳐]

 
다른 이상이 없더라도 너무 신경이 쓰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해 큰 유리체 혼탁을 잘게 부수거나 흩뜨려서 증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작은 덩어리가 늘어나 오히려 더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은 큰 유리체 혼탁으로 증상이 심할 경우 직접 제거하는 방법인데, 드물지만 심각한 합병증의 위험이 있어 정말 불편할 때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성가신 존재 아닌 비둘기일 수도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만 꼭 기억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날파리증이 생기면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가능한 한 빨리 꼭 안과 검사를 받아 다른 눈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날파리는 그저 성가신 존재가 아니라 때로는 눈 질환을 미리 알려주는 고마운 비둘기 일 수도 있습니다.  
 
강경복 하나서울안과 원장 안과전문의 hanaey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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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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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복 강경복 하나서울안과 원장 안과전문의 필진

[강경복의 시시각각(視視覺覺)] 안과 전문의. 우리 몸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곳이 없지만,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에 대한 건강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실명에 이를 수 있는 여러 안과 질환을 소개하면서 그 치료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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