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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세먼지부터 잡아야지 정치 공방만 해서야

중앙일보 2018.01.18 01:32 종합 34면 지면보기
서울시가 18일 올 들어 세 번째로 출퇴근 시간대에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한다.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면서 15일에 이어 17~18일 연속으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데 따른 조치다. 사흘간 공짜 운행에 들어갈 세금만 150억원에 달한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참여하지 않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효과 없는 돈 낭비”라고 비판한 것을 비롯해 정치권이 “포퓰리즘 행정 중단”을 촉구하고, 서울시가 다시 반박에 나서면서 해법 찾기라는 본질은 외면한 채 정치공방으로 변질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기엔 무료 승차 같은 대증요법으로 논란을 키운 서울시 책임도 있으나 장기적 로드맵 없는 정부 탓이 더 크다.
 
미세먼지는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삶의 질과 행복도를 떨어뜨리는 위험 요소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부처와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신설하고, 미세먼지 문제를 한·중 정상급 의제로 격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서울시와 경기도 사이의 갈등에서 확인됐듯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관련 부처 및 지자체가 엇박자를 내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고, 중국 등 외부 요인이 절반을 넘는 상황에서 국내 대책만으로는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문 대통령 당선 후인 지난해 9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을 내놓고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과 친환경차 보급 확대, 그리고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선언문 발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알고 보니 컨트롤타워라던 국무조정실 산하 TF는 여러 업무를 겸임하는 사무관 한 명에 불과해 실질적 대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조직을 정비해 제대로 된 장기 계획을 강구하는 한편 오염 원인 규명 연구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을 압박하는 등 근본적인 해법 마련에 나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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