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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객기서 북 ICBM 목격 … 주변에도 민간기 9대 운항”

중앙일보 2018.01.18 01:22 종합 10면 지면보기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회의에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정도로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이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에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회의에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정도로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한반도 안보 및 안정에 관한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에서 20개국 외교장관은 ‘남북대화는 지지, 대북 압박은 강화’라는 원칙에 합의했다.
 

틸러슨, 항공 표시 지도 들고 나와
북 미사일 발사 위험성 생생히 묘사
“쌍중단 반대 … 대북 군사옵션 여전”

강경화 “남북 관계 복원”에 방점
고노 “북한 미소작전에 속지 말라”
20개국 “대화 지지, 압박 강화” 합의

회담이 끝난 뒤 참석자들은 성명을 발표하고 “남북대화가 지속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질 것이란 희망을 갖고 남북대화에서의 진전을 지지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유엔 결의를 넘어서는 일방적 제재와 추가적 외교 조치를 고려하는 데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포함해 북한의 해상 밀수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도 했다.
 
큰 맥락에서 국제사회의 기존 대북 정책의 변화는 없었다. 다만 각국이 어디에 더 방점을 두고 있는지는 이번 회담 곳곳에서 드러났다.
 
“지금은 대화할 때지만 대화를 하려면 도발의 지속적 중단이 필요하다. 우리는 ‘쌍중단’을 거부한다.”(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국제 압박에 동참한다. 하지만 현 남북대화는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중요한 첫 단계다.”(강경화 외교부장관)
 
틸러슨 장관은 이날 저녁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다루는 방식에서 한국과 미국 사이에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관여’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 군사 옵션의 방아쇠를 당기는 셈이 될 것”이란 묵직한 경고도 던졌다.
 
로이터통신은 “군사행동 옵션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오전 개회 연설에선 ‘대북 압박 공조’ 원칙을 보다 선명하게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결정적인 비핵화 단계를 밟을 때까지 압박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믿을 만한 협상을 위해 테이블에 나올 정도로 북한 정권의 행태에 더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이 주장하는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에 대해 “우린 (한·미의) 합법적인 방어와 군사훈련을 (북한의) 불법적인 행동과 같은 선상에 놓는 접근법을 거부(reject)한다”고 못을 박았다.
 
특히 틸러슨은 지난 12일의 동북아 지역 일반 여객기 위치를 표시한 지도를 참석자들에게 보여주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북한이 ICBM을 발사했던 지난해 11월 28일 그 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여객기 탑승객들은 ICBM이 하늘을 날고 있는 장면을 눈으로 목격했다. 당시 주변에 9대의 민간 항공기가 더 있었다. 여러 국가의 많은 승객이 무책임한 ICBM 실험으로 인해 위험에 처했던 것이다. 이건 세계 모든 나라에 대한 위협이다.”
 
고노 외상은 “일각에선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섰으니 제재 완화와 원조와 같은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유연한 대북 대응을 견제하며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고노 외상은 또 "요르단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받아 강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한국 정부의 확고한 목표란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유리한 조건, 한반도의 지속적 평화 구축을 위한 돌파구가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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