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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교과서 30종 편집해 후배 위한 교과서 만들었다

중앙일보 2018.01.18 00:37 종합 27면 지면보기
30여 종의 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아 편집한 대구 경원고 교사와 고3 학생들. [사진 경원고]

30여 종의 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아 편집한 대구 경원고 교사와 고3 학생들. [사진 경원고]

“이 문제는 우리 학교에서 쓰는 교과서에 나온 건데, 다른 교과서에서 소개한 풀이를 적용하면 더 쉽게 해결된다.”
 

대구 경원고 자율동아리 ‘수마교’
8개월간 난이도·교과별 정리

16일 오후 대구 달서구 경원고 교실. 2학년 학생 80명이 4개 반에 나눠 앉아 3학년 학생에게 수학 수업을 듣고 있었다. 화·목마다 이뤄지는 선배의 수학 교실이다. 하지만 단순한 멘티·멘토 관계로 진행되는 수업은 아니다. 고2 후배는 고3 선배가 특별제작한 교과서로 수업을 듣는다. 8개월간 선배들이 30여 종 56권의 교과서를 모아 직접 편집해 만든 교재다.
 
이날 수업을 들은 2학년 홍석준(17) 군은 “보통 학교에서 하나의 교과서를 채택해 사용하는데 선배들이 직접 만든 교과서는 시중에 나온 교과서의 다양한 개념이 들어있어 공부에 도움이 된다. 선배의 문제풀이 노하우까지 전수받을 수 있어서 알찼다”고 말했다.
 
전병민(35) 경원고 교사와 고3 학생 9명이 속한 자율동아리 ‘수학의 마무리는 교과서로(수마교)’는 지난해 4월부터 수1, 수2, 미분과적분 등 고2 때부터 배우는 수학 교과서를 한데 모았다. 이후 8개월 동안 편집해 100쪽짜리 새 교재를 제작했다. 전 교사는 “고3 담임을 두 번 하면서 대입 논술문제가 대학 전공 서적 등 어려운 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교과서에서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수학심화반 학생 35명 중 9명이 선뜻 우리만의 교과서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9명의 동아리 학생들은 우선 세 분야로 파트를 나눴다. 각 교과서에 나오는 정의를 한데 모으는 ‘개념’, 우수한 문제를 선정하는 ‘문제’, 대입 논술 시험에 나올 법한 고난도 문제를 모은 ‘논술’ 분야다. 그다음 수1, 수2 등 교과별로 분야를 나눴다. 모두 바빴지만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만나서 제작 과정을 점검하고 모르는 문제를 의논했다.
 
교과서가 완성된 뒤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대구교육연수원 학술발표회에서 이들은 특별한 교과서를 소개했다. 큰 박수가 쏟아졌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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