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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낭비 논란에 박원순 정면반박…남경필ㆍ안철수ㆍ이재명도 논쟁 가세

중앙일보 2018.01.17 12:17
박원순 서울시장(좌)과 지난 16일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먼지로 뒤덥힌 서울 시내를 보고 있는 시민(우)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김상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좌)과 지난 16일 서울타워 전망대에서 먼지로 뒤덥힌 서울 시내를 보고 있는 시민(우) [JTBC 뉴스룸 화면 캡처, 김상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미세먼지 대책 혈세낭비’ 논란에 대해 정면 반박에 나섰다. 하지만 남경필 경기지사에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정책을 비판하고, 박 시장과 같은 당 내에서도 쓴소리가 잇따르면서 박 시장을 협공하는 형국이다.

박원순 “미세먼지로 조기사망 1만7000명…50억이 문제인가”
안철수 “서울시는 100억짜리 포퓰리즘 정책 즉각 중단하라”
남경필, 미세먼지 대책 위한 서울ㆍ경기ㆍ인천 3자 긴급회동 제안
이재명, 남경필 지사에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라”

 
박 시장은 17일 오전 CBS와 MBC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시행한 대중교통 무료 운행 취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박 시장은 “이 조치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데 방점이 있다”며 “미세먼지는 시민의 숨 쉴 권리를 위협하는 명백한 자연재난”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 15일에 이어 17일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해 자율적 차량 2부제를 시행하고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운행했다. 하지만 지난 15일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정책에 48억원이 들어간 데 비해 서울시 도로교통량이 1.8% 줄어드는 데 그치자 혈세 낭비란 지적이 제기됐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16일 “하루 공짜 운행에 48억원이 허공에 날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남 지사는 무엇을 하셨는지 묻고 싶다”며 “서울의 어제(16일) 미세먼지 양이 79㎍/㎥일 때 경기도는 100㎍/㎥에 가까웠지만, 아무것도 안 하지 않았느냐. 경기도가 참여했다면 훨씬 효과가 높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이어 “예산 낭비라고 하는데 사실은 내용을 잘 모르고 하시는 얘기”라며 “2015년 한 해에 1만7000명이 미세먼지로 조기사망하는 상황에서 돈 50억원이 문제인가. 이것은 정치적 공세로 풀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가 즉각 박 시장 공격 대열에 가세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는 100억원짜리 포퓰리즘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며 “미세먼지 수준이 나쁘다고 자동차 통행량을 줄여야 한다는 건 인과관계도 없고 대중교통을 무료로 할 이유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백억을 낭비하는 것보다 창의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에 혈세를 쓰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차출론이 끊이지 않고 있고 본인 스스로도 “당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서울시장 선거 등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이때문에 이날 안 대표의 박 시장 비판을 놓고 정치권에선 “서울시장을 놓고 잠재적 경쟁 주자 간 기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쟁 주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중교통 무료와 같은 임시방편으로는 서울 시민의 건강을 담보하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도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는 번지수가 틀렸다”고 썼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세먼지특별위원회에서도 박 시장의 대중교통 무료이용 조치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중교통을) 하루 무료로 하는 데 50억원이 든다. 50억원이면 노후 트럭 1000대 배기가스를 처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조치가 초기 효과는 미비할 수 있지만 계속 추진하면 극대화할 수 있다”며 서울시 정책을 옹호하자 특위 한국당 간사인 김승희 의원은 “중앙부처 수장으로서 자격이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미세먼지특위에선 환경부·산업부·국토부 등 관련 7개 부처가 업무보고를 했다. 김 장관은 “미세먼지로 인한 불안과 고통이 지속되고 있어 주무장관으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한·중 양국 간 협력체계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고농도 미세먼지 대응 정책 방향으로 ▶중국 제철소 등에 국내 오염 방지기술 적용 ▶미세먼지 환경기준 미국·일본 수준으로 강화 ▶학교 인근을 중심으로 도시대기측정망 확충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및 운행제한 등을 제시했다.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경기지사 예비 경쟁주자 간 신경전으로도 확전되는 양상이다. 남 지사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박 시장과 유정복 인천시장에게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위한 3자 긴급 정책회동을 제안하자 이재명 성남시장은 남 지사를 향해 “서울시에 시비 말고 경기도 잘 챙겨달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도지사는 다른 지자체 정책을 비난하고 공개 토론할 시간에 더 나은 정책 발굴과 시행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화한 이후 남 지사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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