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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평창!" 평창 썰매장에 부는 아프리카 바람

중앙일보 2018.01.17 09:01
가나 스켈레톤 선수 프림퐁. [프림퐁 페이스북]

가나 스켈레톤 선수 프림퐁. [프림퐁 페이스북]

아프리카 선수들에겐 동계 스포츠나 겨울올림픽은 '미지의 영역'이다. 세네갈의 알파인 스키 선수 라민 게예가 1984년 사라예보 겨울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래, 아프리카 12개국이 겨울올림픽에 도전장을 던졌는데, 주로 스키 종목이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은 아프리카 동계 스포츠로선 지평을 넓히는 대회다. 아프리카 출신 흑인 선수들이 처음 썰매 종목에 도전한다. 15일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이 발표한 평창올림픽 종목별 출전 선수 최종 명단 따르면 나이지리아의 여자 스켈레톤 선수 시미델레 아데아그보(36)와 여자 봅슬레이 선수 세일 아디군(31), 은고지 오누메레(26), 아쿠오마 오메오가(26)가 이름을 올렸다. 또 가나의 남자 스켈레톤 선수 아크와시 프림퐁(31)도 명단에 포함됐다.
 
나이지리아 여자 스켈레톤 선수 아델아그보. [사진 아델아그보 페이스북]

나이지리아 여자 스켈레톤 선수 아델아그보. [사진 아델아그보 페이스북]

이들은 '대륙별 1위 선수 중 세계 랭킹 60위 안에 들면 출전권을 부여한다'는 IBSF 규정에 따라 평창행 티켓을 따냈다. 프림퐁이 55위, 아데아그보는 40위, 봅슬레이팀이 31위다. 평창행이 확정된 뒤 프림퐁은 소셜미디어(트위터)에 "내가 나라를 대표해서 올림픽에 나간다고? 꿈이 이뤄졌어!"라며 기쁨을 표시했다. 아데아그보 역시 소셜미디어에 "아프리카 첫 여자 스켈레톤 선수가 됐다니, 꿈이 이뤄졌다. 헬로우 평창!"이라고 소감을 적었다.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질주하게 될 이들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육상선수를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8세에 가나에서 네덜란드로 이주한 프림퐁은 단거리 스프린터로 활동했고, 네덜란드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다. 아데아그보 등 나이지리아 여자 선수들은 모두 미국 대학에서 육상 선수로 활동했다. 특히 아디군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 부모님 국적을 따라 나이지리아 대표로 육상 100m 허들에 출전했다.
 
 이들은 하지만 육상선수로는 성공기를 쓰지는 못했다. 프림퐁은 청소기 외판원, 아데아그보는 스포츠용품업체에서 마케터로 일하면서도 올림픽 출전의 꿈을 계속 꿨다. 그러다 만난 게 썰매 종목이었다. 육상선수 특유의 스피드와 힘은 썰매 종목에도 꼭 필요한 기본기다. 프림퐁은 네덜란드에서 가나로 국적을 바꿔 지난해 2월 스켈레톤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결과는 44명 중 44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끝에 올림피언의 꿈을 이뤘다.
 
나이지리아 봅슬레이 선수들. 오메오가·아디군·오누메레(왼쪽부터). [사진 나이지리아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나이지리아 봅슬레이 선수들. 오메오가·아디군·오누메레(왼쪽부터). [사진 나이지리아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아디군은 함께 육상을 했던 오누메레와 오메오가를 설득해 2015년부터 봅슬레이에 도전했다. 처음엔 차고에서 나무로 만든 썰매를 타고 도로에서 연습했다. 아데아그보는 처음엔 봅슬레이를 타다가 지난해 말 스켈레톤으로 전향했다. 아데아그보는 "봅슬레이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아프리카 최초의 여자 스켈레톤 선수가 되겠다'고 목표를 세웠다. 그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들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프림퐁에겐 지난해 11월 후원사도 생겼다. 코코아를 홍보하는 가나 단체 ‘코코아 프롬 가나(Cocoa from Ghana)’다. 프림퐁은 "큰 짐을 덜었다. 한국에서 더 큰 꿈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미국 CNN은 평창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로 나이지리아 봅슬레이팀의 도전을 꼽았다. 아디군은 "아프리카를 대표해 겨울올림픽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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