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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오는 10대 거지들 짜증나요" 글 논란

중앙일보 2018.01.17 06:54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인 일명 '카공족'이라 불리는 학생들이 서울대 입구역 앞 카페에서 스터디 모임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의 줄임말인 일명 '카공족'이라 불리는 학생들이 서울대 입구역 앞 카페에서 스터디 모임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사회에서 겪는 여러 일이나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10대들의 카페 문화에 대한 글이 게재돼 눈길을 끌고 있다. 10대들을 '거지'로 표현한 글 제목은 다소 자극적이다.
 
15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와 관련한 글을 게재한 A씨는 "제가 자주 가는 유명 프렌차이즈 카페에 아무것도 시키지 않으면서 몇 시간씩 죽치고 있는 중고등 학생들을 너무 많이 본다"며 "교복을 입고 있거나 교복을 입고 있지 않아도 EBS 문제를 푸는 모습을 보면 중고생인 것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A씨가 제기하는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카페에서 아무 것도 시키지 않으면서 몇시간 씩 죽치고 앉아 무리지어 시끄럽게 떠든다는 것이다. A씨는 "하나라도 시키던가 아예 시키지도 않고 카페를 자기 집 안방인 줄 착각하는 듯한 모습을 보면 참 뻔뻔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또 카페에 항의를 하지 않고 인터넷에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서도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카페 뿐 아니라 다른 곳도 똑같더라. 특히 햄버거 프랜차이즈 집에 가면 교복 입고 단체로 와서 똑같이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을 많이 봤다"며 "이 글을 읽고 10대들이 좀 찔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글에 대한 반응은 나뉘고 있다. 10대들의 카페 이용 에티켓에 대해 공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고, "저는 10대인데 음료수 하나 시켜놓고 30분 정도 문제를 푸는 것도 민폐가 되나요?"라며 걱정하는 학생도 있었다. 또, "대학생들이 노트북 켜놓고 공부하는 건 되고 10대가 문제집 푸는 건 안되냐",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건데 A씨가 카페 사장인 것 아니냐"며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편, 국내 카페 문화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는 수년 전부터 사회적 이슈가 돼 왔다.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과 카페 사장의 갈등,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옆에 있던 카공족과 말싸움이 붙은 경우, 카공족 도난 문제 등 대부분 카공족과 관련이 있다. 
부산의 한 카페가 10대들의 출입을 거부하는 안내문을 붙인 일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부산의 한 카페가 10대들의 출입을 거부하는 안내문을 붙인 일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에는 중고생의 카페 이용 문화에 대한 갈등도 종종 나타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부산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가 중고생의 매장 방문을 거부하는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 일어났다. 안내문에는 "최근 들어 근방의 중·고등학생들이 매장에 방문하여 (공손히 양해를 구함에도 불구하고) 흡연, 바닥에 침 뱉기 등의 무례한 언행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욕설을 일삼아 매장 방문을 거부합니다"라며 "매장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 방문하셔도 받지 않습니다. 방문하셔서 신분증 검사를 하는 일이 생겨도 양해 부탁 드립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마음 고생을 하는 중고생들도 있다. 늘 공부에 대한 압박에 중·고등학생들 일부는 가끔 학교 독서실을 벗어나 카페에서 공부를 하며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교복브랜드 엘리트가 2017년 여름방학을 맞아 중고생 2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고생의 여름방학 계획 1순위는 '성적 향상을 위한 공부'(36%)로 나타났고 방학 중 가장 선호하는 학습 장소로 '카페'를 택한 학생도 9.8%에 해당하는 등 수요가 있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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