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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에 번지는 암호화폐 투자 금지ㆍ자제령

중앙일보 2018.01.14 14:34
암호화폐(일명 가상통화) 투자와 관련해 내부 단속에 들어간 금융기관이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경영지원본부장 명의로 암호화폐 거래 자제 공지를 했다. 임직원에게 “자본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ㆍ운영할 책임이 있는 거래소 직원이 투기적 성향이 매우 강한 가상통화 거래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자제해 달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거래소는 코스피(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 각종 파생상품 시장을 관할하는 기관이다. 주식시장에서의 불법ㆍ불공정 거래를 감시하는 역할도 한다. 지난달 19일엔 암호화폐 열풍을 타고 관련 테마주가 급등락을 거듭하자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 유의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암호화폐 열풍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금융 규제 당국에서 임직원이 암호화폐 투자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나섰다. [사진 AP=연합뉴스, 빗썸]

암호화폐 열풍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자 금융 규제 당국에서 임직원이 암호화폐 투자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나섰다. [사진 AP=연합뉴스, 빗썸]

 
한국거래소는 임직원의 주식 거래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내부 지침에 따라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암호화폐 투자를 막을 규정은 없다. 최근 암호화폐 투자 과열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자 한국거래소가 문자 공지로 임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시장 감시, 이상 거래 제재 역할을 맡은 한국거래소 직원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는 건 맞지 않다는 취지에서다.
 
직원이 암호화폐에 투자하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 들어간 기관은 한국거래소만이 아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유관기관은 소속 직원이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 하게 하는 지침을 내렸거나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가 소속 임직원에게 암호화폐 투자 자제령을 내렸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소속 임직원에게 암호화폐 투자 자제령을 내렸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사진 한국거래소]

암호화폐는 공직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다. 실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선 공무원, 금융기관 직원이 적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공직자윤리법에선 주식 거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4급 이상 공직자는 1000만원 이상 주식이나 회사채, 국공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신고를 해야 한다. 업무 관련성이 있는 회사의 주식 보유와 매매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기존에 A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 A회사와 관련된 공직을 맡게 된다면 해당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제3의 기관에 재산을 위탁)을 해야 한다.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활용해 주식가치 상승 같은 사익을 추구하지 않도록 만든 ‘이해 충돌 방지’ 장치다. 하지만 암호화폐와 관련해선 그런 규정이 없다. 규제할 근거 법령 자체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정부가 고심하는 부분이다.  
 
은행과 증권사에도 암호화폐 금지령이 내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준법감시인 명의로 “가상화폐 관련한 투자 상담 행위, 가상통화 매매 중개ㆍ주선ㆍ대리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공지했다. 신한ㆍ국민ㆍ우리ㆍ기업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역시 소속 직원에게 근무 시간 중 암호화폐 투자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전달한 상태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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