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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비서가 잠 깨워 자율헬기로 출근, IoT가 주차 안내 … 성큼 다가온 스마트시티

중앙선데이 2018.01.14 01:00 566호 18면 지면보기
라스베이거스 ‘CES 2018’서 선보인 미래 기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8이 12일(현지시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됐다.

가전·통신 등 산업간 경계 허물고
다른 기술 통합 구현 경향 짙어져

LG·소니·샤오미 등과 손잡은 구글
시장 80% 차지한 알렉사에 도전장

토요타, 용도 따라 변하는 차 눈길
인텔·퀄컴은 기반 기술로 건재 과시

 
개막일인 9일부터 쏟아지는 폭우로 비가 새 불안하던 전시장은 결국 이튿날 정전 사태로 2시간 동안 전시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11시 12분, 가상현실(VR)과 자율주행차, 8K 디스플레이와 드론 등 최첨단 기술이 총집합한 CES 전시홀 두 곳(VLCC 센트럴 홀, 사우스홀)이 암흑에 빠졌다. ‘파팟’하는 짧은 소리가 난 뒤 수천 개의 화려한 스크린은 꺼졌고, 시연을 펼치던 장비들은 멈췄다.
 
관람객은 하나 둘 스마트폰의 불빛에 의존해 돌덩이가 되어버린 최첨단 장비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겼다. 지난해 9월 라스베이거스에서 대규모 테러가 발생해 긴장 상태였지만, 불상사는 없었다. 리처드 데이비스(데이터 디자인 그룹) 는 “예상치 못한 정전이지만 오히려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업체들의 모습을 확인하는 것도 묘미”라고 말했다.
 
이번 CES는 가전·통신·자동차 등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기술이 통합 구현되는 경향이 짙었다. 이미 존재하는 친숙한 제품들이 더 발전하고, 소비자의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모습이었다.
 
스마트폰 대신 TV가 쇼핑, 집 관리 맡아
센트럴 홀은 삼성·LG·소니 등 가전업체가 자리를 잡고 초대형 초정밀 디스플레이와 스마트 가구를 선보였다. 크기와 선명도를 경쟁하던 예년과 달리 TV로 할 수 있는 활동(쇼핑, 홈컨트롤, 클라우드서비스 등)을 주로 소개했다. 특히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의 알렉사 같은 AI비서 탑재는 보편적 상황이었다. LG가 구글 어시스턴트를 가전에 녹였고, 월풀과 D-LINK(보안카메라업체) 등이 아마존·구글의 음성 어시스턴트 기능을 채용했다. 삼성은 빅스비, LG는 씽큐(ThinQ)라는 독자 개발 딥러닝 AI를 공개했다. 비지니스 인사이더는 “음성 어시스턴트의 통합이 CES에서 가장 주목할 트렌드”라고 콕 찝어 말했다. 음성 어시스턴트의 일상화로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고 무게 중심이 AI를 담은 다양한 생활가전, 차량으로 옮겨 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엑센츄어는 최근 보고서에서 “음성 어시스턴트 사용자 3분이 2가 스마트폰을 덜 사용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였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모인 노스홀에서는 차량기술 보다는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를 통한 ‘커넥티드카’가 화두였다. 완성차보다 토요타의 ‘이팔레트(e-Palette)’ 등 상상력이 가미된 차량에 사람이 몰렸다. 박스 모양의 차세대 자율주행 전기자동차(EV) 이팔레트는 배달, 차량 공유, 푸드트럭, 공연 등 용도에 따라 주문을 받아 생산할 수 있다. CES를 주최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의 스티브 코잉 마켓리서치 수석팀장은 “전혀 다른 기술로 만들어진 제품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어시스턴트의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올해 CES의 주제인 ‘스마트시티’가 딱 손에 잡히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는 대부분 공공성 중심이다 보니 최종 소비자에게 와 닿는 느낌이 약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양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차 등이 나오면서 에너지, 교통, 도시 관리 같은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미래 스마트시티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할지를 잘 보여줬다. 예를 들어 보쉬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비어있는 주차 공간을 안내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첫 참가 구글, 빗속에서 호된 신고식
처음으로 CES에 모습을 드러낸 구글은 전시회장 곳곳에 ‘헤이 구글(HEY GOOGLE)’을 내걸고 단숨에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구글은 현장에서 LG·소니·뱅엔올룹슨·얀센 등에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고 발표했다. 샤오미·하이얼 등 안드로이드 진영 업체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채택했다. 다만, 아직까지 AI 비서 시장은 아마존 알렉사가 80%를 점유하고 있어 구글의 도전은 간단치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구글의 CES 데뷔는 아쉬운 점도 많았다. 비가 오자 구글이 야외에 설치한 전시장에 물이 새면서 개막 당일 문을 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튿날엔 2시간 줄을 서며 부스에 들어갈 있을 정도로 인기였지만 운영미숙으로 인한 지연이라는 불만도 나왔다.
 
전시회 홀에서는 화려한 완제품이 주목받지만, 실제 그 안에 녹아든 기술을 갖추고 생태계를 좌지우지 하는 숨은 승자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인텔이 대표적이다. CES 첫 기조연설을 맡은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데이터 중심 기술 혁신을 선보이겠다”며 자율주행, 인공지능, 가상현실을 뒷받침하는 프로세서 기술을 마음껏 뽐냈다. 자율주행 기술을 놓고 인텔과 경쟁중인 엔비디아는 자동차 전시홀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토요타·바이두 등과 협력은 발표했다. 퀄컴은 “삼성전자 등 유수의 업체가 퀄컴의 5G 무선주파스(RF) 프런트엔드 솔루션을 채택하기로 했다”며 초연결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선언했다. IT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하이언 챙씨는 “올해 CES에서도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어시스턴트 같은 눈에 보이는 제품보다 자율주행 플랫폼, 인공지능 솔류션 등 숨은 기반 기술을 갖춘 업체의 저력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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