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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1심 판결 속도내나…박 전 대통령, 돌연 검찰 조서에 동의

중앙일보 2018.01.11 20:53
구속 수감 상태로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구속 수감 상태로 국정농단 재판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중앙포토]

박근혜(66ㆍ구속기소) 전 대통령이 종전 입장을 바꿔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대기업 오너들의 검찰 진술 조사를 자신의 재판 증거로 쓰는데 동의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석달째 보이콧하고 있는 ‘국정 농단 재판’의 1심 선고가 당초 예상보다 이른 시간 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3개월만에 처음으로 입장 표명
최태원 등 증인 출석은 없을듯
국정농단 재판 속도 급물살 전망
“‘특활비 재판’ 집중하려는 전략”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11일 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가운데 진행된 공판에서 “박근혜 피고인 본인이 기존 의견을 바꿔 일부 증거를 번의 동의(마음을 바꿔 동의)한다는 의견서를 직접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부에 직접 의견을 낸 건 지난해 11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후 처음있는 일이다.
 
박 전 대통령이 동의하겠다고 의견을 바꾼 증거 서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무 LG 회장, 허창수 GS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소진세 롯데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의 검찰 진술조서다. 당초 재판부는 이들 기업인 전부를 직접 법정에 부를 예정이었다.
 
그렇지만 박 전 대통령이 돌연 증거 서류에 동의함에 따라 이들 기업인에 대한 대한 증인 신문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재판부에 “이른 시일 내에 의견을 말하겠다”고 말했다.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 박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기까지 대기업 오너들을 비롯한 다수 관계자들을 참고인 또는 피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진술을 받아냈다. 그간 박 전 대통령 측은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검찰과 특검이 제출한 진술조서의 증거채택에 동의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그간 부인하던 진술조서의 증거채택에 직접 동의함으로써 재판 진행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 지방법원 부장판사는 “박 전 대통령 입장에선 재벌 총수들이 검찰에서 진술한 것 이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을 법정에서 내놓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겠냐”며 “개인 비리라 할 수 있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재판에 집중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검찰이나 변호인이 향후 증인 유지 폭이나 필요한 증인신문 등을 검토해 어떤 의견을 가져올지 봐야한다”면서도 “증인신문을 해야 할 사람의 수가 줄어들어 재판 절차가 빨라지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에도 박 전 대통령은 11월 재판 ‘보이콧’ 이후 선임된 국선 변호인단과는 접촉을 거부한 채 직접 의견서를 제출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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