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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대통령 개헌 시간표에 분주해진 여권

중앙일보 2018.01.11 15:45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국회는 개헌 논의를 서둘러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신년 기자회견에서의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은 "국회는 개헌 논의를 서둘러달라"고 말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2월 말 국회서 개헌안 합의, 3월 중 개헌안 발의’

민주당 “1월 말 개헌 당론 확정 추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제시한 ‘개헌 시간표’다. “국회 합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보다 일찍 개헌 준비를 해나가겠다”는 말도 했다. 일단 국회에 맡겨두되 안되면 정부가 나서겠단 의미로, 2월 말을 여야 합의 마지노선으로 못박은 셈이다. 이에 여권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선 ‘6·13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압박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6월 개헌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국회 개헌특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겠다. 정부의 개헌 발의권이 마지막 수단이 되지 않도록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여야가 결론을 내자”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각 당이 당론을 조속히 정하고 개헌특위와 여야 지도부가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제 여야 대타협 절충의 시간만 남았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우선 이달 중으로 자체 개헌안 당론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 당직자는 이날 “오는 29일이나 30일쯤 의원총회를 열어 개헌 당론을 확정키로 했다”고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말 4차례의 ‘개헌 의원총회’를 열고 개헌의 큰 축인 기본권ㆍ지방분권ㆍ경제민주화ㆍ권력구조를 집중 논의한 바 있다. 여기서 논의된 개헌 방향을 토대로 이달 말 의원총회에서 공식 당론을 추인한 다음 2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대야 협상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도 개헌 준비를 구체화할 예정이다.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별도의 움직임은 없지만, 시간이 얼마 안 남은 만큼 곧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개헌 준비기구 개시 시점은 청와대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관련 생각을 밝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중앙포토]

2007년 기자간담회에서 개헌 관련 생각을 밝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중앙포토]

 
2007년 ‘원포인트 개헌’을 제시했던 노무현 정부 때는 국무조정실장을 단장으로 한 ‘헌법개정추진 지원단’이 구성돼 법무부 차관, 행정자치부 2차관, 법제처 차장 등이 참여한 바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형태로 정부 내 준비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 국무조정실 핵심 관계자는 “어제 문 대통령의 개헌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당장 오늘부터 청와대 정무 라인과 협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은 개헌을 비롯해 전날 신년 회견 때 나온 정책 의제들을 내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후속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개헌안 조문화 실무 작업은 법제처가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선 이낙연 총리 역할론도 나온다. 이 총리는 18대 국회 때 여야 의원 65명이 모여 결성한 ‘미래한국헌법연구회’의 공동대표 3인 중 한 명으로 국회 내 개헌 논의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다만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위가 막 구성돼 논의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적극 나설 경우 되려 야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가급적 신중하게 진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현 시점에서 여야의 개헌안 논의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 내용을 논하기에 앞서 개헌 시기를 놓고 여야는 “지방 선거와 개헌 투표 동시 실시”(민주당), “연말 개헌 투표 별도 실시”(자유한국당)로 맞서고 있다. 개헌 투표 시기에 합의하더라도, 개헌 논의의 핵심 변수인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해선 백가쟁명식 주장이 나오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이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고 밝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야당의 생각은 다르다. 당내 발언권이 큰 중진 의원들은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를 선호한다.
 
그래서 나오는 게 ‘2단계 개헌론’이다. 가장 첨예한 권력구조 개편 문제는 미뤄놓고, 이견이 적은 분권과 기본권 부분을 먼저 바꾸자는 주장이다. 문 대통령도 기자회견에서 “권력구조 개편은 합의를 볼 수 없다면 다음으로 미루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개헌특위 소속인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권력구조 개편이 안 될 것이라도 미리 선을 그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기본권이나 지방분권 등 합의 가능한 영역에서라도 우선 지방선거 때 바꾸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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