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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잘 나갈 때 꿈틀대는 낙관주의, 불행의 시그널

중앙일보 2018.01.11 08:00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7)
쇼 비즈니스 창시자 P.T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영화 '위대한 쇼맨'의 스틸컷. [중앙포토]

쇼 비즈니스 창시자 P.T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영화 '위대한 쇼맨'의 스틸컷. [중앙포토]

 
 
쇼 비즈니스의 창시자 P.T 바넘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뮤지컬 영화 ‘위대한 쇼맨’. 레미제라블에서 연기와 노래로 감동을 자아낸 휴 잭맨의 멋진 모습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예고편의 화려한 영상을 즐기고 싶어 연초 가족들과 함께 관람했다. 기대한 만큼의 감동은 아니지만 좋은 음악, 배우들의 멋진 연기, 화려한 영상으로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낙관주의의 다른 이름 '안전 불감증'
행운과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의 몫

 
이 영화는 위대한 쇼맨의 성공 스토리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찌든 생활에 익숙한 삶을 살았지만, 가슴속에 품은 쇼에 대한 열정으로 쇼 비즈니스를 시작한 바넘과 서커스를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치는 배우들. 관객들이 그 쇼에 폭발적 반응을 보이면서 바넘은 큰 성공을 맛본다. 유럽을 사로잡던 가수 제니 린드와의 만남을 가지면서 바넘은 상류사회 진입이라는 또 다른 꿈을 꾼다.
 
하지만 꿈은 그리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한동안 승승장구하던 바넘은 미국순회공연을 하던 가수 제니 린드와 결별로 상류사회로의 진입도, 기대했던 공연 수익도 물거품이 된다. 설상가상 바넘의 쇼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방화로 서커스 극장은 불타 없어지고 빚더미에 앉게 된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치우면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지만 재기의 꿈은 요원하기만 하다. 은행은 대출을 거절하고 남은 것이라고는 가난하고 소외된 서커스 단원들뿐이다. 그들은 참 고마웠지만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었다.
 
 
‘위대한 쇼맨’의 빛과 그림자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P.T 바넘 역을 맡은 배우 휴 잭맨. [중앙포토]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P.T 바넘 역을 맡은 배우 휴 잭맨. [중앙포토]

 
잘 나갈 때 어려운 상황에 대비한 저축과 자산도, 아무런 대책도 준비하지 않은 바넘은 난관을 극복할 방법이 없었다. 순회공연중단, 서커스 건물 화재 등 한꺼번에 위기가 닥쳤지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은행 대출을 기대했지만 어떤 은행도 그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
 
우리는 항상 위험을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잘 나갈 때 이런 생각을 하고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업이 잘되거나 경기가 좋을 때 조금씩 저축하거나 보험을 들어 어려운 상황을 미리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대개 그 위험이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맥을 놓고 있다가 낭패를 당한다.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지 않는 마음은 늘 지금처럼 잘 될 것이라는 낙관주의에 기인한다. 생각해보면 잘 나갈 때만 낙관주의가 위험을 키우는 것이 아니다. 낙관주의는 늘 우리 옆에 있다. 
 
자산관리의 가장 큰 이슈인 가계부채를 생각해 보자. 불가피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자신이 벌고 있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아 적자가 나고 적자가 누적되면 부채가 는다. 점점 부채가 늘어가고 자신이 쓰는 돈이 줄지 않는 이유는 낙관주의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점점 늘어나고 자신이 쓰는 돈이 줄지 않는 이유는 '낙관주의' 때문이다. [중앙포토]

가계부채가 점점 늘어나고 자신이 쓰는 돈이 줄지 않는 이유는 '낙관주의' 때문이다. [중앙포토]

 
‘괜찮아, 설마 불이 나겠어?’ ‘설마 그렇게 큰 배가 무슨 일 있겠어?’, ‘너무 걱정하지 마, 괜찮을 거야’. 위험의  문제를 제기할 때 이런 피드백을 받곤 한다. 그런데 근거 없는 낙관에 기초한 안전 불감증은 수많은 사고를 불러온다.
 
돈과 마찬가지로 낙관주의가 문제가 된다. ‘지금 좀 마이너스가 되어도 괜찮을 거야’, ‘이 정도는 곧 갚을 수 있을 거야’, ‘곧 더 많이 벌 수 있을 거야’, ‘경기도 회복되면 우리도 좋아질 거야’ 등 근거 없는 낙관이 위험에 대비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다가 카드가 연체되고 사채를 쓰고 신용불량자가 된다.


 
저축이 쇼를 살렸다
위대한 쇼맨의 이야기는 위기를 넘기고도 계속된다. 다시 극장을 세우고 서커스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돈이었다. 사업 파트너로 삼은 필립 칼라일의 투자금과 공연 수익금의 10%를 떼어내 모은 저축금이 재기의 마중물이 됐다. 
 
칼라인은 이 돈을 제공하면서 계약 조건을 바꾼다. 10 대 90이었던 수익 배분 비율을 50 대 50으로 바꾸면서 칼라일은 큰 이익을 얻게 되고, 바넘은 고마우면서도 아쉬운 계약을 하게 된다.


 
대책 없는 낙관주의에서 벗어나라
저축은 하고 있는가? 버는 것보다 적게 쓰고 있는가? 길고 긴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가? 
저축하지 않는 이유, 버는 돈보다 많이 쓰면서 카드빚을 키우는 이유, 매번 후회하면서도 할부로 물건을 사는 이유는 막연하게 ‘어떻게 되겠지’라는 생각이 나를 이끌어가기 때문이다.
 
 
욜로(YOLO)를 외치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가야 한다. [중앙포토]

욜로(YOLO)를 외치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가야 한다. [중앙포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과 막연한 낙관주의는 다르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를 외치면서 해외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알고 가야 한다.
 
대책 없는 낙관주의는 안전 불감증이 불러오는 불행에 우리를 노출시킨다. 어떤 위험이 있고 그 위험이 현실화했을 때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바넘처럼 경제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장밋빛 계획이 어긋나고 상황이 악화하고 믿었던 동료의 배신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때로 사람이, 때로 저축이, 때로 보험이 그런 도움을 준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행운과 기회는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자주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미안하지만 당신은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것에 대비하십시오!”
 
신성진 배나채 대표 truth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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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현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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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진 신성진 한국재무심리센터 대표 필진

[신성진의 돈의 심리학] 같은 환경, 같은 조건인데도 누구는 부자가 되고 누구는 가난해진다. 그건 돈을 대하는 마음이 다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른바 재무심리다. 오랜 세월 재무상담을 진행하고 강의도 한 필자가 재무심리의 신비한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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