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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노레일에 제설용 솔 … 울릉도는 바닷물, 활주로엔 ‘마징가’

중앙일보 2018.01.11 02:00 종합 12면 지면보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제설장비 SE-88로 활주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SE-88에는 퇴역한 전투기에서 떼낸 엔진이 달려 있다. [사진 공군 20전투비행단]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제설장비 SE-88로 활주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SE-88에는 퇴역한 전투기에서 떼낸 엔진이 달려 있다. [사진 공군 20전투비행단]

지난 9일부터 내린 눈으로 일부 지역에 많게는 30㎝ 이상 눈이 쌓인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눈 치우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 눈치우기 비법
바닷물에 염화나트륨 섞어 뿌려
전투기 엔진 단 특수장비 마징가
400도 넘는 배기가스 뿜어 눈 녹여
오늘 서울 영하 13도, 내일 더 추워

10일 오전 1㎝ 넘게 눈이 쌓인 대구 도심. 출근길 차량이 뒤엉켜 거북이 운행을 했다. 그렇지만 지상 15m 상공을 달리는 모노레일인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은 평상시 속도(시속 34㎞) 그대로였다.
 
비법은 독특한 제설 장비 때문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솔’이다. 일반철도는 폭설 때 사람이 레일에 쌓인 눈을 직접 치워야 운행할 수 있다.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역시 레일을 달리지만 열차 앞·뒤에 길이 75~90㎝ 솔을 장착, 운행하면서 눈을 밀어내기 때문에 폭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울릉도에서 제설트럭이 도로를 오가며 바닷물로 눈을 녹이고 있다. [사진 울릉군]

울릉도에서 제설트럭이 도로를 오가며 바닷물로 눈을 녹이고 있다. [사진 울릉군]

설국(雪國)으로 불리는 울릉도에도 바닷물을 이용한 독특한 제설 비법이 있다. 울릉도에선 폭설이 내리면 트럭에 바닷물이 담긴 물탱크를 싣고 다니며 눈이 쌓인 곳에 뿌린다. 바다가 겨울에 얼지 않는 원리를 이용한 제설 작업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액체인 바닷물과 고체인 제설용 염화나트륨과 동시에 사용하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리에서 주민이 제설기를 단 트랙터로 골목에 쌓인 눈을 밀어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리에서 주민이 제설기를 단 트랙터로 골목에 쌓인 눈을 밀어내고 있다. [사진 예산군]

충남 예산군은 폭설에 대비해 트랙터에 부착할 수 있는 제설기를 보급했다. 제설 차량이 마을 안쪽 도로와 이면도로까지 진입하지 못하자 내놓은 대책이다.
 
10일 오전 예산군 신양면 차동리에서는 주민들이 트랙터에 제설기를 달고 마을 진입로와 농로에서 제설작업 나섰다.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20전투비행단(20전비)은 제설작업에 퇴역한 전투기 엔진을 장착한 장비를 동원했다. SE-88이라는 장비로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400도 이상의 고온 배기가스를 활주로에 분사하면 눈과 얼음이 제거되고 건조까지 이뤄진다. 공군은 이 장비를 ‘마징가’라고 부른다. 거대한 몸집과 형태가 로봇처럼 보여 붙인 애칭이다.
 
제20전비 전선규 중위는 “SE-88를 동원하면 10㎝가량의 눈이 쌓여도 4~5시간 만에 제설작업이 끝난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열차에 설치된 눈 치우기용 ‘솔’.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대구도시철도 3호선 열차에 설치된 눈 치우기용 ‘솔’. [사진 대구도시철도공사]

한편 11일에는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맑겠지만 충남·호남·제주도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12일까지 충남과 호남에는 5~15㎝(많은 곳 20㎝ 이상)의 눈이 더 내리겠다.
 
당분간 한파도 맹위를 떨치겠다. 11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도까지 떨어지고 낮 최고기온도 영하 8도에 머물러 매우 춥겠다. 12일 아침에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이 영하로 떨어진다. 추위는 13일 아침을 고비로 점차 풀릴 전망이다.
 
대전·대구=신진호·김윤호 기자, 천권필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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