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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2900억 부지' 놓고 박원순-박영선 미묘한 신경전

중앙일보 2018.01.10 17:18

대한항공 1만평 송현동 ‘흉물’ 부지 놓고 박원순-박영선 미묘한 신경전
 

2000년 미국 대사관이 이전으로 대한항공이 2900억원에 사들인 부지
박원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국문학관 와야 한다”
박영선 “‘소나무로 뒤덮인 언덕’ 송현동 어원처럼 생태 공원으로 조성”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사진 다음 지도]

서울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사진 다음 지도]

주한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가 있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용도를 놓고 6‧13 지방선거를 맞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송현동 부지는 2000년 미국 대사관이 이전하면서 대한항공이 2900억원에 사들였다. 크기는 3만7141㎡(약 1만1000평)다. 대한항공은 7성급 호텔을 짓는 관광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지역 주민과 학교 반발로 계획을 백지화했다. 2002년부터 방치돼 온 해당 부지는 철제 담벼락 안에 흉물스럽게 변했다.
 
 지난 9일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울 종로구 신년인사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금년에는 어떻게든 서울시든 정부가 이 땅을 사서 공영개발을 추진해야겠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종로구 국회의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민회과에서 열린 양천구 신년회에 참석했다. 김경록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민회과에서 열린 양천구 신년회에 참석했다. 김경록 기자

 박원순 시장은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 땅을 서울시가 다 살 수는 없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국문학관도 이 부지로 와야 한다. 중앙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소나무로 뒤덮인 언덕’이라는 뜻에서 나온 송현동 어원처럼 생태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의원은 송현동에 위치한 덕성여중을 졸업했다. 박영선 의원 측은 10일 “송현동 옛 모습처럼 소나무 언덕 복원해 인사동에서 경복궁, 청와대로 이어지는 길을 열어 시민에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다음은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논란 일지
2002년 2월=삼성생명 등 미국 대사관에 1억5000만 달러 주고 부지 매입

2008년 6월=대한항공, 삼성생명 등에 2900억원 주고 송현동 부지 매입
2009년 9월=대한항공, 7성급 호텔 포함 문화복합단지 추진계획 서울 중부교육청에 제출
2010년 3월=서울 중부교육청,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 내 금지시설 해제 요청 부결
2010년 4월=대한항공 서울 중부교육청 상대로 행정소송 제기
2012년 6월=대법원, 대한항공 패소 확정
2012년 8월=대한항공, 헌법소원 청구
2012년 10월=정부 ‘유해시설 없는 관광호텔은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에 지을 수 있다’는 취지 관광진흥법 개정안 제출
2013년 8월=박근혜 전 대통령, 조양호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 오찬. 조 회장 “특급관광호텔의 건립규제 완화가 절실하다” 건의
2013년 9월=박 대통령, 3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주재. 투자활성화 대책에 ‘유해시설 없는 관광호텔 건립 지원’ 포함
2013년 10월=서울시, 송현동 호텔건립사업 사실상 반대 입장 표명
2014년 1월=대한항공, 헌법소원 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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