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트럼프 행정부, 핵무기 사용 완화하고 새 핵무기 개발"

중앙일보 2018.01.10 16:22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에서 지난 2014년 최신 열원자 핵탄두인 W88 ALT 370을 콘크리트 표면에 떨어뜨리는 강도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부터 이 핵탄두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 샌디아국립연구소]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에서 지난 2014년 최신 열원자 핵탄두인 W88 ALT 370을 콘크리트 표면에 떨어뜨리는 강도 실험을 하고 있다. 미국은 2019년부터 이 핵탄두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진 샌디아국립연구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핵무기 사용 완화 정책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달 말쯤 공개할 새로운 ‘핵 태세 검토 보고서(NPR)’에 핵무기 사용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트라이던트 D5의 탄두 소형화 등 핵무기 개발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미 전직 고관, 이달 말 발표 새 NPR 내용 언급
"SLBM 핵탄두 소형화…순항미사일도 재배치"
"핵공격 안 받아도 중요시설 파괴되면 핵보복"
"초안선 비핵국가에 대한 핵공격 금지규정도 삭제"

이 같은 내용을 가디언에 제보한 사람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비확산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존 울프스탈이다. 울프스탈은 NPR 초안과 최종본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도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유사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미 국방부가 8년마다 개정하는 NPR은 미국 핵 정책의 근간이다. 울프스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NPR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유사 상황의 수위를 대폭 낮췄다. 미국을 공격하는 상대방이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거나 중요 시설, 핵 관련 명령·통제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핵무기 보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울프스탈은 “문서 작성자로부터 들었다”며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명확하게 억지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이번 NPR의 목표”라고 가디언에 밝혔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핵무기 전력 강화 방안도 NPR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냉전 말기 옛 소련과 맺은 ‘중·단거리 핵미사일 폐기조약(INF)’에 따라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크루즈)미사일 형태의 핵무기를 전량 폐기했는데, 이를 재도입할 계획이다. 러시아가 먼저 협정을 파기하고 신형 순항미사일(미국명 SSC-8)을 지난해 배치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또 추정 사거리 1만2000㎞의 SLBM인 트라이던트 D5의 탄두도 더 소형화해 전술적인 활용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미사일에는 열원자 핵탄두인 W88(475kt급)이나 W76(100kt급)을 12발씩 탑재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러 간 군축협정에 따라 8발씩 장착 가능하다. 미국은 신형 핵탄두를 2019년부터 생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울프스탈은 “초안에는 극초음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비(非) 핵국가에 대한 핵무기 사용 금지 규정이 삭제되는 등 훨씬 강경한 내용이 있었지만, 최종본에선 해당 대목이 빠졌다”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