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운상가 일대, 걷고싶은 길로 바뀐다

중앙일보 2018.01.10 01:41 종합 20면 지면보기
올해 서울 을지로 교차로를 사이에 둔 대림상가와 삼풍상가에 설치될 공중보행로 조감도. [사진 서울시]

올해 서울 을지로 교차로를 사이에 둔 대림상가와 삼풍상가에 설치될 공중보행로 조감도. [사진 서울시]

서울 종로에서 퇴계로를 잇는 세운상가 일대에 2020년까지 1000억원이 투입되면서 거리 모습이 크게 바뀔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종로에서 청계천을 지나 을지로까지 이어지는 북측 상가단지가 새롭게 꾸며졌다면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을지로4가역부터 충무로역을 잇는 상가를 중심으로 새롭게 단장한다.
 

중앙버스차로 맞춰 보도폭 확대
좌우로 공중보행교·녹지도 조성
도시재생 통해 3만명 고용효과도

세운상가 앞 종로 도로는 올해 하반기부터 보행 특구로 탈바꿈한다. 지난달 31일 개통된 종로 중앙버스차로에 맞춰 보도폭이 최대 10m까지 확대된다. 지하철 환기구나 전기 분점함이 지하로 들어가거나 통합돼 걷기 쉬운 거리로 조성된다. 세운상가 옆 공중보행교를 이용하면 종로에서 남산공원까지 걸어갈 수 있다. 서울시는 ‘걷고 싶은 길’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양쪽에는 공중보행교가, 오른쪽에는 지상에 폭 7~30m인 녹지가 조성된다. 올해 3월부터 종묘에서 세운상가, 남산공원을 잇는 2.1㎞ 남북 보행로 공사가 들어간다. 완공은 2020년 6월이다. 먼저 올해에 사업비로 약 160억원이 들어간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내에 스타트업(초기 기업)을 지원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임대료도 낮추고, 기존 전자상가 수리장인들과 정기적인 모임도 조성했다. 현재 세운상가에 입주한 초기 기업은 17개. 가상현실(VR)장비 제조업체인 보리의 배현종 대표는 “한 달에 한 두번 모임을 통해 기술 장인들에게 직접 자문을 구한다”며 “그동안 외부 업체에 맡겨 제작했던 컨트롤보드는 여기서 기술을 자체 개발해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운상가 재생으로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시가 최근 연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운상가의 고용유발효과는 채용에 따른 직접효과 1720명에 인근 사무실과 오피스 시설 건설에 따른 간접효과 1만8910명 등 3만4000여명으로 분석된다. 세운상가내 정음전자 변용규(64)씨는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유인책이 더 필요하다. 우리가 가진 기술로 로봇 대결이나 드론 경주와 같은 즐길 거리를 만들면 사람들도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근 상인들은 반신반의하는 표정이다. 세운상가내 상가 주인은 “지난해까지 청계천이 포함된 북측 세운상가를 재단장했지만 입주한 기업이 크게 늘지 않았다”며 “인터넷 쇼핑몰에 밀려 기존 전자 업체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상권이 정말 살아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과 여의도와 같은 초고층 빌딩이 있는 지역과는 다른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세운상가는 북한산과 종묘, 남산을 잇는 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 지역을 연결하고 역사를 보존한다는 취지를 살리면서 전통적으로 전자 업체가 밀접해 있는 특색을 살려 세운상가만이 할 수 있는 고용창출 효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