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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만난 사람] 사이나이 “3% 이상 지속 성장하는 신뉴노멀 시대 왔다”

중앙일보 2018.01.10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앨런 사이나이는 9일 강연에서 한국과 미국을 포함 세계 경제가 수년 간 3% 이상 지속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이나이는 이를 연 2%대 성장을 당연시하던 뉴노멀와 구분해 신뉴노멀이라 부른다. [중앙포토]

앨런 사이나이는 9일 강연에서 한국과 미국을 포함 세계 경제가 수년 간 3% 이상 지속 성장할 것이라 전망했다. 사이나이는 이를 연 2%대 성장을 당연시하던 뉴노멀와 구분해 신뉴노멀이라 부른다. [중앙포토]

“연 2%대 성장이 당연하던 뉴노멀 시대는 과거다. 3% 이상 지속해서 성장하는 신(新) 뉴노멀 시대가 왔다.”
 

미국 경제 석학 세계경제연 강연
경제성장률 높고 실업률 낮아져
스태그플레이션은 구시대 유물
올해 한국 3.5%, 중국 7% 성장

수치에 안 잡히는 ‘혁신’이 중요
미국 경제 확장기 몇년 간은 계속
남북 회담 덕에 북핵 리스크 줄어

미국의 경제 전망 전문가 앨런 사이나이의 올해 세계 경제 전망은 장밋빛이었다. 그는 9일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년 세계 및 주요국 경제·금융 전망’ 강연을 통해 낙관주의자의 모습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올해 미국 경제가 3%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5%가 되고, 중국은 당국마저 포기한 ‘바오치(7% 성장)’가 가능할 것이라 주장했다. 여느 기관이나 경제학자보다 높은 수치다.
 
그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다. 미국 디트로이트의 저소득층 가정에서 자라 서민들의 삶을 잘 안다. 그가 특정 정치 세력이나 계층에 편중되지 않고 객관적인 전망을 한다고 주장하는 근거의 하나다. 그는 이날 “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객관적인 전망이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왜 신 뉴노멀(New New Normal)을 주장하는가. 다음은 일문일답.
 
신 뉴노멀이라니. 무슨 의미인가.
“과거 뉴노멀(2008년 경제 위기 이후 나타난 경제 질서) 시대에 2%대 성장이 정상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2~3년간 펼쳐질 신 뉴노멀 시대에는 3% 이상 성장하는, 그렇다고 과열되지는 않는 상태가 지속한다. 경제성장률은 높고 실업률은 완전고용보다 낮고 물가상승률도 완만해질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다. 매주 글로벌 성장치를 수정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20년간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잃어버린 10년은 끝났다. 올해 2%, 2019년 2.5%까지 성장할 수 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은 3.5%로 예상한다. 이제 신 뉴노멀의 시대에 진입했다.”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
“세계 경제가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물가상승률이 낮기 때문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생산성이 향상한 덕이다. 기술 발전은 경제 수치에 나타나는 것보다 더 생산성을 증가시켰다. 수치에는 담기 어려운 혁신이 긍정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패드로 세계 어디서나 정보를 접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업무를 보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으로 운전하는 것 등 새로운 기술은 모든 곳에서 비용을 낮췄다. 이제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의 관계를 설명하는 필립스 곡선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모두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 일본, 유럽 다 실업률 낮아지고 있다. 핵심은 기술 변화다.”
 
왜 다른 기관이나 경제학자보다 성장률을 높게 예상하나.
“시장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공식이나 모델만으로는 어렵다. 그 시스템에 속해있는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심리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거시경제 데이터를 45년 동안 다룬 내 결론은 데이터를 지나치게 믿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뒷북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전망을 내릴 때는 국내총생산(GDP)과 필립스 커브 상의 수치 외에 주식시장 등 다른 변수까지 다 넣어서 본다.”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

미국 경제가 궁금하다.
“미국에서 경제 확장기가 9년째 이어지는데 더 계속돼 역사상 가장 길었던 1990년대 120개월 기록을 깰 것 같다. 성장 국면에서 물가가 올라가면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고, 긴축정책을 벌여 불황이 뒤따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적어도 몇년 간은 확장기 이어질 것이다. 75% 정도 확률로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기대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트럼프 정부가 이제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는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국정 현안은 꾸준히 풀고 있다. 경제 정책은 1년 만에 생각보다 많은 일을 이루었다. 법인세를 35%에서 21%로 낮추는 감세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됐다. 파괴적인 언행만큼이나 파괴적인 변화를 정가에 불러왔다. 경제 관련 주요 인사 지명을 잘했다고 본다. 정부 요직에 기업인, 금융인들이 있다. 예산이 무엇인지 기업에 도움될 정책이 무엇인지 이들이 잘 알고 있다.”
 
법인세 인하 효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난다는 건가.
"트럼프 정부의 감세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감세는 기업 이익으로 이어진다. 미국 기업이 해외에 묻어둔 자본이 이르면 2월부터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다. 미국 내 설비투자, 제조업 생산도 늘고, 경상수지도 개선될 것이다. 자금 흐름이 좋아진 기업은 늘어난 유동성을 주가 올리는데 쓸 테니 증시는 더 오를 것이다. 2018년 미국 경제가 3% 성장 가능하다고 본다.”
 
한국 경제도 밝게 보나.
"한국의 경우 북한이 리스크인데 남북 회담 덕에 우려를 해소할 듯하다. 주식시장 강세가 이에 대한 반응일 수 있다. 트럼프보다 한국과의 동맹을 더 강하게 가져갈 대통령은 없을 거라고 본다. 지난해 하반기에 한국 경제는 꽤 괜찮았다. 지난해 실질 경제성장률을 2.75%로 예상했는데 북핵 같은 급격한 리스크만 없다면 올해는 3~3.5% 정도로 본다. 기업의 기술 혁신도 낙관적이다.”
 
◆앨런 사이나이(Allen Sinai)
미국의 컨설팅그룹 디시전 이코노믹스 회장 겸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 1960년대 미시간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1996년까지 리먼 브러더스에서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다. 2006~2009년 사이 금융위기와 대침체를 예측했다. 기업과 금융기관에서 의사결정에 거시계량경제학을 활용하는데 역할을 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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