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북 합의로 '일단' 70일간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 성공

중앙일보 2018.01.09 22:52
 9일 고위급 남북 당국회담(남북고위급 회담)으로 평창 겨울올림픽(2월 9~25일)과 패럴림픽(3월 9~18일)이 끝나는 3월 하순까지 일단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군사당국 회담도 열기로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정상화하기 위한 계기”라고 말했다.  
 

북한 대표단 평창 올림픽 대표단 파견키로
"대표단 보내놓고 추가 도발 가능성 줄어"
군사당국 회담, 각 분야 회담 개최 합의는 성과
그러나 핵문제 가시밭길 확인, 이산가족 상봉도 빠져

남북이 9일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열어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대표단이 회담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남북이 9일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을 열어 평창 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남북 대표단이 회담을 마치고 대화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이날 회담은 북측이 평창 겨울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순조롭게 시작했다. 그러나 공동보도문(합의문)을 발표하기까지 양측이 전체회의와 수석대표ㆍ대표접촉 등 8차례, 267분 동안 만나며 밀고 당기며 진통의 기미가 보였다. 그 여파는 공동보도문에 그대로 반영됐다. 군사당국 회담 개최에는 합의했지만 남측이 주력했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은 아예 빠졌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지난해 탈북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 12명의 송환과 연계했을 제기되는 부분이다.  
 
특히 남북 관계 복원의 첫발을 뗐지만 남북대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목표에는 차질이 생겨 앞으로 가시밭 길을 예고하고 있다.  
 
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등 평화정착을 위한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북한이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 회담 관계자는 “회담 첫 전체회의의 기조연설에서 조 장관이 발언할 때 북한은 경청하는 분위기지만 이후 접촉에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북측 단장)이 크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처음에 경청하던 분위기가 바뀐 건 회담을 모니터링하던 통일전선부나 그 이상급의 지시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북한은 비핵화와 관련해 “핵무기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거나 “남측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회담에서도 북한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향후 남북 회담이 열리더라도 북한 비핵화 문제는 양측에 최대 걸림돌이 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남북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한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대화와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점을 평가할만 하지만 대북제재나 군사적 옵션 사용을 막고, 한미 동맹이나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 공조를 깨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대학원장은 “국제사회의 제재틀에서 한국을 이탈시키려는 의도”라며 “민족공조가 될지는 모르지만, 국제 공조는 완전히 물 건너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남북이 이날 공동보도문에서 밝힌 군사당국회담을 놓고도 북한은 향후 한반도 긴장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ㆍ미 연합군사훈련 등의 중단 등 이른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의 종식이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자리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정부에 ‘긴장 완화’라는 선물을 제시하면서 이면에선 ‘우리민족끼리’와 한ㆍ미동맹 간 선택하라는 식의 전략으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셋째)과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 셋째)과 북측 단장(수석대표)인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회담 과정에서 서해 군통신선 복원 문제와 관련한 해프닝도 벌어졌다. 회담 대변인을 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회담 도중 “금일(9일) 고위급 남북당국회담에서 북측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는 설명을 했다”며 “서해지구 군 통신 선로를 확인한 결과 14시경 통신 연결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남북군사당국간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통화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우리측은 내일(10일) 오전 8시부터 군 통신 관련 유선 통신을 정상 가동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3일 판문점 연락 채널(핫라인)을 복원하면서 동시에 열었다며 천 차관의 설명이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