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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BBK특검 “다스 철저히 수사했다…비자금 발견 못해”

중앙일보 2018.01.09 20:48
정호영 특검이 21일 오전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정호영 특검이 21일 오전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위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BBK 의혹사건을 수사했던 정호영 전 특별검사가 2008년 (주)다스에 대한 수사 당시 발견된 자금은 120억4000만원 뿐이며 그외에 비자금으로 의심될 만한 다른 자금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전 특검은 9일 오후 A4용지 11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내고 조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며 비자금 의혹을 사는 120억원은 경리 여직원 조모씨가 개인적으로 횡령한 자금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 전 특검에 따르면 수사 당시 발견된 다스 경리직원 조씨의 횡령액은 110억원이었다. 여기에 5년간 이자가 15억 상당 증가해 총 125억이됐다. 또 조씨와 이 돈을 관리한 다스의 협력업체 세광공업 경리팀 이모씨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돈이 5억원으로 확인돼 특검 수사 당시 잔액은 120억원 뿐이었다.  
 
정 전 특검은 조씨는 2002년부터 2007년 10월까지 다스의 은행법인 계좌에서 수십억원씩 출금되는 날짜에 허위 출금 전표를 끼워넣거나 출금액을 과다하게 기재하는 수법으로 매월 1억~2억원을 수표로 조금씩 인출했고, 이를 친분이 있던 다스의 협력업체 세광공업 경리팀 이씨에게 전달해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특검 조사에서 조씨와 이씨는 향후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횡령했고, 이씨의 지인 20여명 명의로 3개월 만기 정기 예금 계좌를 갱신하는 수법으로 110억원을 관리했다고 말했다.  
 
특검 조사 결과 이들은 이 돈 중 일부를 유흥비 등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2008년 2월 21일 정호영 특검이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중앙포토]

2008년 2월 21일 정호영 특검이 강남구 역삼동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중앙포토]

정 전 특검은 이씨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120억원 중 자신의 자금이 포함돼있어 조씨가 '자필확인서'를 전달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언급했다.
 
특검은 "조사과정에서 이씨는 87억원이 보관하고 있던 자금 전부고, 그 중에는 자신의 처가에서 받은 돈 10억원이 포함돼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특검은 조씨가 회사자금 87억원을 횡령한 것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전 특검은 "특검보들과 논의한 결과, 당시 상황으로는 조씨가 횡령을 자백하고 있었고, 공범이 가담했다고 볼 증거는 없었다"며 "법원이 MB가 다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지를 수사 대상으로 하는 특검이 관련 없는 범죄사실을 수사한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부연했다.
 
그 대신 "경리 여직원이 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110억원이라는 거액의 회사 자금을 빼낸 것은 상사들과 공모했기 때문으로 의심하고 40일간 연인원 수십 명을 소환 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정 전 특검은 "다스의 경리팀과 결제라인인 조씨, 채동영 전 경리팀장, 권승호 전 전무, 김성우 전 사장의 공모 여부와 이씨가 120억원을 보관하는 과정에 개입한 금융기관 직원 다수, 다스 회계감사를 담당한 삼일 회계법인의 회계사도 전부 소환 조사했으나 조씨의 횡령에 대한 공범을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 모습.

이명박 전 대통령과 경주에 있는 다스 본사 모습.

 
정 전 특검은 "20일 정도의 짧고 제한적인 계좌추적과 조씨와 이씨에 대한 진술을 토대로 이씨가 보관하던 계좌 일체를 파악한 것이기 때문에 특검이 발견하지 못한 일부 금액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특검이 적법하게 최선을 다해 수사해 밝힌 금액은 120억원이고, 그 이외의 금액을 발견하고도 이를 의도적으로 숨긴 사실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 조사한 일체의 자료를 검찰에 인계해 필요한 경우 수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며 "특검 수사에 대해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고발을 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정 전 특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 지분을 차명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특검이 임명됐고, 특검팀은 다스 지분 주식을 이 전 대통령이 차명 소유했는지를 중심으로 수사했다.

 
특검은 2008년 2월 21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일 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다스의 비자금은 회사 경리직원의 개인적 범행"이라고 했고, 다른 여러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해 본 결과 사실 무근이었다"고 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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