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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UAE와 '관계 격상' 합의…'불씨'는 남아

중앙일보 2018.01.09 19:50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양국 관계의 틀을 격상시키자는데 합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한 칼둔 칼리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만나 “칼둔 특사가 한국과 UAE를 미래지향적이고 성숙한 관계로 격상해 발전시켜나가는 데 역할과 기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올해 말 바라카 1호기(원전)의 완공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한ㆍUAE 간 협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바라카 사업의 성공과 완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UAE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의 최측근 인사로, 지난달 1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UAE에 특사로 파견돼 왕세제를 접견했을 때 배석한 최측근이다. 그는 이날 왕세제의 친서(親書)를 전달하며 양국 정상의 조속한 상호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한 달간 야권은 임 실장의 특사 파견 배경과 관련,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UAE 원전 수주 뒷조사를 하다 UAE 측의 반발을 샀다"는 등의 의혹을 제기해 왔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청와대는 임 실장의 방문 목적을 파병 부대 격려→양국 파트너십 강화→소원해진 관계 복원 목적→대통령의 친선 전달 등으로 말을 바꿔 논란을 키웠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접견하고 있다. 2018.1.9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아랍에미리트 왕세제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접견하고 있다. 2018.1.9청와대사진기자단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 접견에 앞서 임 실장과 별도 오찬 회동을 했다. 임 실장은 “지난 한 달간 언론에 참 많은 보도가 있었는데, 무엇보다 이번 계기에 한국과 UAE가 얼마나 서로 중요한 친구인지를 국민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1년에 한 번씩 (양국을) 오가면서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칼둔 청장도 “더 많은 영역에서 더 많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200분에 걸친 마라톤 회동에서 2009년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맺었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포괄적ㆍ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
 
청와대는 칼둔 청장 방한을 계기로 그동안의 논란이 해소되길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대화에서 문 대통령도 과거에 있었던 민감한 상황 등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하는 대신 에둘러 표현하면서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아크 부대’의 이름처럼 진정한 형제 국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며 “왕세제와 청장께서 양국관계를 이만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고 말했다. 아크 부대는 2011년 UAE에 파병된 한국군 부대로, ‘아크(Akh)’는 아랍어로 ‘형제’를 뜻한다. 그러면서 “임 실장 이야기는 바로 제 뜻이라고 받아들이면 된다”며 임 실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회동을 마치고 나오며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8.01.09./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회동을 마치고 나오며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8.01.09./청와대사진기자단

 
다만 칼둔 청장은 “결혼 관계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안 좋은 도전을 화합해 극복하는 게 결혼생활”이라며 “아랍 속담에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게 할 수 있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양국 사이에 한때 ‘이상 징후’가 있었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칼둔 청장이 ‘양국은 이혼을 허락하지 않는 가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덕담했고, 문 대통령이 ‘이미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합시다’고 답했다”며 “과거에 대한 논의는 10% 미만이고 90%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명박 정부 때 돈독했던 관계가, 박근혜 정부 중후반기에 약화됐고, 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어서 임 실장이 UAE를 방문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관계가 소원해진 구체적 배경은 여전히 함구하고 있어 정치권의 논란이 완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회동을 마치고 환송하고 있다. 2018.01.09. 청와대사진기자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오찬회동을 마치고 환송하고 있다. 2018.01.09. 청와대사진기자단

 
반면 야권의 원전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통해 적극 해명했다. 백 장관은 이날 칼둔 청장과 조찬 회동을 한 뒤 “칼둔 청장이 (원전 불만설이) 왜 제기되는지 당황스럽다고 얘기했다”며 “UAE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한국 원전을 수출하도록 돕기로 했고, 진출 방법에 대한 구체적 내용까지 조언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세종=심새롬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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