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교조ㆍ국보법' 놓고 보수, 진보단체 만나는 법무부

중앙일보 2018.01.09 18:32
법무부가 ‘전국교직원노조 합법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 민감한 주제를 놓고 10일 보수ㆍ진보 시민단체들을 만난다. 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 인권국에서 국내 인권상황에 대한 여러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수단체가 5~6곳, 진보단체가 13~14곳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내일 오후 보수ㆍ진보 20여단체 회동
전교조 합법화, 부부 성범죄 등 다뤄
‘외국인만 에이즈 검사’도 폐지할 듯
박상기 장관이 직접 추친하는 사안
정부 입장 정리해 2월중 UN에 보고

법무부에 따르면 참여 단체는 다산인권센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여성연합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민주노총, 외국인이주노동협의회 등이다.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사단법인 크레도, 생가효(생명 가정 효도) 국제본부 등도 명단에 올랐다.
간담회는 오후 3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 등 민감한 사안이 다뤄질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법무부 관계자는 “논의하는 사안의 특성상 신청자에 한해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전교조 합법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 사안을 놓고 진보, 보수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인권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박 장관이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법무부가 전교조 합법화, 국가보안법 폐지 등 사안을 놓고 진보, 보수단체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는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인권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박 장관이 신년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는 모습. [중앙포토]

이번 간담회는 UN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 제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다. 회원국들이 동료 회원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평가해 개선사항을 권고하는 절차다. 우리 정부는 수용 여부를 결정해 올해 2월 중에 UN 인권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지난해 1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3차 UPR 심의에 정부대표단 수석대표로 다녀오는 관련 문제를 각별히 챙기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도 법무부가 전향적인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야당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반발하고 나섰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가적 사안에 대한 의사수렴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는 법무부의 발상 자체가 밀실 행정에 다름 아니다. 가만히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고 주장했다. 정부 관계자는 “논의하는 안건이 정치적으로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이라 간담회를 계기로 의견이 모아지는 게 아니라 충돌하거나 분열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난 7일 법무부가 공개한 ‘제3차 UPR 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다른 나라 대표단이 제시한 의견 중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검토 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1991년 ILO에 가입했지만, 핵심협약 8개 중 결사의 자유ㆍ단결권ㆍ단체교섭권을 규정한 87호, 98호와 강제노동에 관한 협약(29호), 강제노동 폐지에 관한 협약(105호) 등 4개를 아직 비준하지 않았다. 
법무부가 전교조, 전공노 합법화 등의 주제를 놓고 시민단체들을 만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전교조 집행위원들이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장진영 기자

법무부가 전교조, 전공노 합법화 등의 주제를 놓고 시민단체들을 만난다. 사진은 지난해 7월 전교조 집행위원들이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모습. 장진영 기자

 
이 가운데 제87호와 제98호는 전교조ㆍ전공노 합법화와도 관련돼 있다. 전교조는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다. 전교조 규약이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고 있고 해직 교원 9명이 가입돼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정부는 에이즈 감염 의무검사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차별적 조치를 중단하라는 권고, 부부간 성폭력을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는 권고 등을 수용할 항목으로 정했다.  
 
정부는 UPR에서 자주 쟁점이 됐던 사형제 폐지,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적 병역거부 차별 철폐, 군형법상 동성애 처벌조항 폐지 등 권고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권고사항을 검토해 3월 인권이사회 총회 전까지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제출할 예정”이라는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성 소수자를 포함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권고에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