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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산재…출퇴근 재해 범위 확대 후 첫 승인

중앙일보 2018.01.09 18:12
근로복지공단이 퇴근길에 넘어져 다친 근로자의 산업재해 신청을 받아들였다. 출퇴근재해 보호 범위가 확대된 후 첫 사례다.  
 

지난해까진 통근버스 등만 산재 인정
올해부터는 도보, 대중교통 등도 포함
산재 인정 땐 요양급여, 휴업급여 등 지급
산재 신청 늘어나 재원 부담 커질 듯

1월 2일 새해 첫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사거리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사진=중앙포토)

1월 2일 새해 첫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사거리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사진=중앙포토)

 
대구 달성군의 한 직물 제조업체에 다니는 A씨는 1월 4일 오전 8시 야간작업을 마치고 퇴근하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오른쪽 팔이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병원으로 간 A씨는 ‘우측 요골머리 폐쇄성 골절’ 등의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산재 신청을 받은 근로복지공단은 곧바로 재해 조사에 들어가 A씨의 사고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의한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승인을 내렸다.
 
지난해까지는 ‘통근버스 등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이용한 출퇴근 중 사고’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대중교통·자가용·자전거 등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경우’까지 보상 범위를 확대했다. A씨가 그 첫 수혜자인 셈이다.  
 
A씨는 앞으로 치료비 등의 요양급여, 요양으로 일을 못 한 기간에 지급되는 휴업급여, 치료 후 신체장해가 남으면 지급되는 장해급여 등을 받게 된다. 휴업급여는 요양으로 일하지 못한 1일당 평균 임금의 70%에 상당하는 금액이 지급된다. 1일당 휴업급여액이 1일분 최저 임금액(6만240원)보다 적으면 6만240원을 지급한다. 심리상담, 직업능력평가 등 다양한 산재 보상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근로자 보호 범위가 확대된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재원 소요는 부담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출퇴근 재해 인정 범위가 넓어지면서 올해 당장 6493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해 보상에 필요한 재원은 대부분은 기업이 내는 보험료로 충당한다. 기업의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한 기업 관계자는 “직원이 출퇴근 중 다쳤다고 하면 묻고, 따질 것도 없이 대부분 보상을 해줘야 하는 구조인데 근로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방법도 있어야 한다”며 “출퇴근 재해는 대부분 사업장 밖에서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분별한 산재신청,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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