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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눈사람 닮은 LG전자 AI 로봇 클로이, 아쉬운 데뷔전

중앙일보 2018.01.09 16:55
가전 속으로 들어간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대중화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도 겉보기엔 그냥 '스피커'일 뿐이다. 
 
영화에서 로봇이 인공지능의 상징처럼 그려지는 건 인간을 닮은 외양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LG전자가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 가정용 로봇 '클로이(CLOi)'를 전면에 내세운 이유다. 직접적이고 눈에 띄는 인공지능 경험의 제공.
 
LG전자가 공개한 AI로봇 클로이

LG전자가 공개한 AI로봇 클로이

익숙한 세탁기와 냉장고, TV 사이에 작은 눈사람 모양의 클로이에 눈길이 가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세계 각지에서 온 1000여 명의 기자와 업계 관계자들이 주목한 가운데 주연 격인 클로이가 침묵에 빠졌다는 점이다. 
 
데이빗 밴더월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총괄은 이날 클로이를 통해 세탁기와 냉장고 사용 명령을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클로이가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 처음 "안녕, 클로이"라고 말을 걸었을 때는 바로 응답을 했지만, 실제 제품 시연에서 작동이 안 됐다. 첫 번째 응답이 없을 때 웃었던 청중들은 두 번째, 세 번째 요청에도 클로이가 침묵을 지키자 탄식을 내뱉었다.
  

"클로이 내 세탁물이 다 됐니?"

.... 

"클로이, 오늘 저녁으로 뭘 먹지?"

.... 

"클로이 치킨으로 내가 무슨 레시피를 만들 수 있을까?

... 
  
밴더월 총괄이 "오늘은 클로이가 나와 대화하기 싫은 것 같다"며 분위기를 수습하고 시연을 이어갔지만, 분위기는 어수선해졌다. 다행히 개별 가전제품 또한 AI가 탑재되어 있어 터치를 통해 시연은 진행됐지만, 인공지능의 선도 이미지를 기대하며 씽큐(ThinQ)를 공개한 LG전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데뷔전이었다.  
  
현장 관계자는 "다수가 무선랜에 접속하다 보니 무선랜을 기반으로 한 클로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음성인식 부분의 오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인천공항 등 사람들이 붐비는 지역에서도 LG전자의 안내 로봇 등이 제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LG전자 전시장에서는 클로이가 잘 작동하고 있었다.  
  
'똑똑하고 친근한 로봇'이라는 의미를 가진 클로이는 데뷔 무대에서 '말 안 듣는 로봇'이라는 첫 이미지를 남겼다. 큰 무대에서 실수가 인간적이라 친근하긴 하지만, LG 입장에선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LG전자 관계자는 "클로이를 통한 여러 콘텐트 시연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아쉽지만, 향후에 계속 로봇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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